WHO "코로나 집단면역? 질병 통제하지 않겠다는 의미"

입력 2020-07-30 16:53
수정 2020-08-13 00:32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면역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사진)은 2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집단면역을 목표로 삼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질병을 통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면서 "현재 참상을 볼 때 용납할 수 없는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집단면역은 특정 지역 주민 대다수가 바이러스에 노출돼 면역을 가지게 돼 해당 바이러스가 크게 확산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면역력을 지닌 사람으로 바이러스가 중간중간 차단되면서 면역력이 없는 소수도 보호되는 효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 주민의 최소 60%가 항체를 보유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라이언 사무차장은 항체 보유율이 높아져 집단면역이 생길 때까지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많은 사람이 숨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집단면역 형성에 필요한 항체 보유율이 얼마든 간에 우리는 그 근처에도 못 갔다"며 "그 수치에 도달하려면 바이러스가 지역 사회에서 더 많이 퍼져야 한다는 뜻"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인도 뭄바이의 빈민가에서 코로나19 집단면역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다히사르, 쳄부르, 마퉁가 등 뭄바이 내 3개 지역의 빈민가 주민 6936명을 대상으로 혈청 조사를 벌인 결과 약 57%가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해당 빈민가에서는 80명이 화징실 하나를 같이 쓰고 9㎡ 방에 8명의 가족이 살 정도로 주민들이 밀집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