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대가 美 유명인사 트위터 해킹"

입력 2020-07-19 13:59
수정 2020-07-20 00:56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부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까지 미국 정·재계 유명 인사의 트위터 계정을 무더기로 해킹한 사건이 10∼20대 해커들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7일 보도했다.

NYT는 해킹에 가담했거나 연루된 4명과 메신저 인터뷰를 한 뒤 “이번 사건은 러시아 같은 국가나 치밀한 해커그룹의 공격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장난으로 시작됐다”고 전했다.

사건은 온라인 메신저 디스코드에서 ‘커크’라는 이름을 쓰는 사용자가 14~15일 ‘엘오엘’ ‘에버소앵셔스’라는 이름의 해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비롯됐다. 커크는 자신이 트위터에서 일하고 있고, 유명 트위터 계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함께 돈을 벌어보자고 제안했다.

엘오엘과 에버소앵셔스는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희귀 계정을 사고파는 사이트에서 활동하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커크와 나눈 대화를 NYT에 보여주며 이번 해킹에 자신들이 연루됐다고 밝혔다. 엘오엘은 자신을 미 서부 해안 지역에 사는 20대라고 했고 에버소앵셔스는 19세로 영국 남부에 산다고 했다.

이들은 애초 희귀 트위터 아이디를 해킹해 팔아넘길 목적이었지만 커크의 장난은 끝나지 않았다. 커크가 갑자기 유명인 트위터 계정을 공격하기 시작하자 엘오엘과 에버소앵셔스는 손을 뗐다고 주장했다. 커크는 오바마 전 대통령 등의 트위터 계정에 1000달러를 비트코인으로 보내면 두 배로 돌려주겠다는 메시지를 올리는 수법 등으로 18만달러를 챙겼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엘오엘과 에버소앵셔스 등은 NYT에 사건을 제보했다. 커크가 어떤 동기로 이번 해킹을 계획했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