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괴롭힘 폭로 권민아→AOA 지민 팀 탈퇴 '후폭풍'…FNC 무능 대처 비난 '봇물'

입력 2020-07-06 11:03
수정 2020-07-06 11:06

그룹 AOA 지민이 전 멤버인 권민아를 괴롭혔다는 논란에 사과하고 팀을 탈퇴했다. 10년간 함께 활동해온 팀의 불화가 뒤늦게 대중에 알려지면서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가 아티스트 관리의 허점을 보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AOA의 향후 활동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AOA 지민은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짧은 글로 모든 것을 다 담을 수 없지만 미안하고 죄송하다. 제가 팀을 이끌기에 부족했다. 후회와 죄책감이 들고, 민아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고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팀 활동을 하던 지난 10년간 지민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권민아의 폭로에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어제도 울다가 빌다가 다시 울다가. 그럼에도 그동안 민아가 쌓아온 저에 대한 감정을 쉽게 해소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정말 죄송했다. 어렸을 때 나름대로 생각에는 우리 팀이 스태프나 외부에 좋은 모습만 보여야한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그런 생각만으로는 팀을 이끌기에 인간적으로 많이 모자랐던 리더인 것 같다. 논란을 만들어서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후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도 입장을 냈다. 지민이 팀을 탈퇴한다는 내용이었다. 책임을 통감하고 아티스트 관리에 만전을 기울이겠다는 약속도 담겼다. 그러나 책임을 통감할 정도라고 언급한 것과 달리 이 같은 지경에 이르게 된 전반적인 상황 설명이나 매니지먼트의 역할이 소홀했던 부분에 대한 반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세 줄 짜리 입장문은 그저 회피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지민의 사과의 진정성에도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권민아가 지민과의 만남 이후 재차 폭로글을 올렸기 때문. 그는 "빌었다니? 가기 전에 할 말은 하고 가겠다"면서 "본인부터 바른 길 가라.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 끝까지 사과하기 싫고, 나 싫어하는건 알겠다. 근데 들어올 때 그 눈빛, 절대 안 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집에 있었던 모든 눈과 귀들, 당신들도 똑같다. 신지민 언니 복 참 많다 좋겠다. 다 언니 편이다. 언니가 이겼다. 내가 결국 졌다"고 덧붙였다.

권민아가 밝힌 바에 따르면 당일 밤 모든 멤버들과 매니저들까지 그의 집을 찾아 대화를 나눴다. 권민아는 "처음에 지민 언니는 화가 난 상태로 들어와 어이가 없었다. '이게 사과하러 온 사람의 표정이냐'고 물었다. 막 실랑이를 하다가 언니가 '칼 어딨냐'며 '자기가 죽으면 되냐'고 하다가 앉아서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흥분한 상태로 권민아를 찾아간 지민, 만남 이후로도 스스로를 졌다고 표현한 권민아까지. 논란 이후에도 소속사의 역할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찝찝한 잔여감은 여전하다. 10년간 쌓인 감정을 폭발시킨 아티스트들 간의 갈등 뒤에 숨어 소극적으로 성의 없는 입장문만을 남긴 FNC엔터테인먼트의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 주가 역시 타격을 입었다. 6일 오전 10시 57분 기준, FNC엔터테인먼트는 전 거래일 대비 3.04% 하락한 60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예정되어 있던 AOA의 향후 활동 역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AOA는 오는 9월 개최되는 '원더우먼페스티벌' 셀러브리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으나, 지민의 탈퇴로 출연 여부를 재논의하게 됐다. FNC엔터테인먼트는 "'원더우먼페스티벌'의 주최사인 마이크임팩트 측에 출연이 어려울 것 같다고 먼저 양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임팩트 측은 AOA의 출연 여부를 두고 아직 협의 중인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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