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침체 지속되면 은행 위기 "대형은행 자사주매입 금지"

입력 2020-06-26 08:56
수정 2020-06-26 08:5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경기침체에서 빠르게 회복하지 못한다면 미국 은행 일부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CNBC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Fed)은 대형은행들에 올해 3분기까지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고 배당금 지급을 현 수준 이하로 동결할 것을 명령하는 규제 조치를 내놨다.

이번 조치는 대형 은행들이 최악의 경기침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점검하는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 직후에 나온 것이다.

CNBC 등에 따르면 Fed는 테스트 외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고려해 실업률을 최대 19.5%로 가정하고 'V'자 형태의 빠른 회복, 좀더 느린 'U'자형 회복, 'W'자 형태의 더블딥(이중침체) 등 3가지 시나리오를 추가로 점검했다.

최악의 경우 올해 테스트 대상인 34개 은행에서 최대 7000억 달러(약 842조원)의 대출 손실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 12%에 달했던 미 은행들의 자본비율이 7.7∼9.5% 수준까지 떨어진다는 결과도 나왔다.

특히 'W'자 시나리오에서 미 대형은행의 약 4분의 1이 최소자본 규정을 위반하게 됐다. Fed는 U자형 혹은 W자형 시나리오에서도 다수 은행의 자본 상태는 괜찮을 것이라면서도 "몇몇 은행은 최소자본 수준에 접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은행들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Fed는 자사주 매입 금지 등의 대책뿐 아니라 대형은행들에 배당 계획을 다시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이는 스트레스 테스트가 도입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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