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이 돌연 남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보류하겠다고 결정했다.
24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회의 예비회의를 진행했다며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성된 최근정세를 평가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회의에 제기한 대남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하였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발표했던 구체적 군사행동 계획들이 당분간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대남 전단 살포를 비롯해 금강산 관광 지역과 개성공단 내 군부대 전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 초소(GP) 복구, 포병 부대들의 전투직일근무 및 접경지역에서의 군사 훈련 등을 예고한 바 있다.
이틀 전(22일)만 해도 대남 전단 1200만 장 살포를 예고하고 접경지역에 확성기를 설치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 북한이 갑작스럽게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북한이 대외 메시지 전달 및 내부 결속 등의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하고 출구전략을 모색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리 측의 대북 심리전 등 재개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과 최근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 주변에 급속 전개되는 데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남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보류한 만큼 남북 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와 여권은 북한의 위협 속에서도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왔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박지원 전 의원은 "이러한 결정(군사행동 보류)이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기여함은 물론 막혔던 남북미 대화에 물꼬를 트는 계기로 발전하길 기원한다"며 "우리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 대북전단 살포자들을 현행법과 대법원 확정 판결을 기준으로 엄중 처벌하고, 추가 시도를 즉각 중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있는 만큼 북한이 당장 외부와 적극적 대화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 위원장이 대남 군사적 행동을 '철회'한 것이 아니라 '보류'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당장 적극적 제스처를 보이기보다는 향후 정세 및 남한과 미국의 태도를 보면서 자신들의 행동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