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보호 신청' 美 허츠, 유상증자 계획 취소

입력 2020-06-18 14:49
수정 2020-07-18 00:32

지난달 말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 렌터카업체 허츠가 신주를 발행해 유상 증자하려다 규제당국의 경고를 받고 계획을 철회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허츠는 이날 신주 발행 계획을 즉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앞서 제이 클레이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국은 허츠의 신주발행 계획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한 뒤 나온 결정이다.

허츠는 지난달 22일 미 델라웨어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지난 12일엔 법원으로부터 최대 2억5000만주 신주를 발행해 10억달러가량 자금을 끌겠다는 계획을 승인받았고, 지난 15일 5억달러 규모의 보통주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영 악화로 파산보호 신청을 한 기업이 주식을 새로 발행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파산보호를 신청한 경우 통상 주식 가치가 거의 없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허츠는 파산보호 신청이 받아들여진 뒤 구조조정에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돈을 거는 투자자들이 늘어 주가가 오르자 유상증자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츠 주가는 파산보호 신청 당일 2.84달러에서 지난달 26일 장중 40센트까지 폭락했다.

그러나 미국 개미 투자자들이 무료 주식거래앱 '로빈후드' 등을 통해 허츠 주식 '주워담기'에 나서면서 주가가 반등했다. 지난 8일엔 장중 6.13달러까지 올랐다.

허츠는 지난 15일 증자 계획과 함께 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허츠가 파산할 경우 보통주 소유자들은 그 어떤 방법으로도 돈을 변제받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채권 우선순위자들이 채권을 변제받는게 먼저라는 설명이다. 17일 허츠 주가는 전일대비 2.6% 오른 2달러로 장을 마쳤다.

허츠는 출범 102년 된 기업이지만 그간 영업손실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우버 등 공유차량업체들이 규모를 키우면서 설 자리가 줄어 4년 연속 손실을 봤다. 작년에는 약 5800만달러(약 719억원) 손실을 봤다. 올들어선 코로나19로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다. 허츠의 사업 수입 중 상당 부분은 공항 인근 영업소를 통한 여행객 렌터카에서 나온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