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저축은행의 ‘웰뱅(웰컴디지털뱅크)’ 앱의 초기화면은 사용자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송금서비스가 먼저 뜨지만, 누군가에게는 더치페이 기능부터 나온다. 앱을 이용하는 사람이 자주 쓰는 기능을 먼저 나오도록 할 수 있게 설계했기 때문이다. 웰뱅으로 송금할 땐 간편결제회사들의 앱처럼 비밀번호 여섯 자리만 찍으면 된다.
웰컴저축은행은 저축은행업계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플랫폼을 내놓은 회사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하면 예·적금의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다는 장점만 생각하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웰컴저축은행은 금리 경쟁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승부를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를 인증서나 보안카드, 일회용 비밀번호(OTP) 발생기 없이도 이용할 수 있어 어떤 면에서는 은행 앱보다도 좋다는 게 내부 평가다.
○이름·전화번호만 알면 카톡 송금
웰뱅으로 들어온 예·적금 잔액은 웰컴저축은행 전체 잔액의 80%를 차지했다. 오프라인 영업점에 매달리지 않다보니 저축은행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영업구역과도 큰 관련이 없다는 게 웰컴저축은행의 설명이다. 영업점이 없는 제주 등의 지역에서도 금융소비자들이 웰뱅을 이용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 성향에 맞춘 화면 구성 등으로 금융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앱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웰뱅은 지문이나 패턴만으로도 로그인이 가능하다. 송금이나 출금에도 수수료가 나오지 않는다. 해외송금도 마찬가지다. 수수료는 웰컴저축은행이 부담한다. 플랫폼 이용자를 늘리는 것이 우선이란 웰컴저축은행의 판단에서다. 계좌번호와 보안카드 번호를 알 필요 없이 계좌이체 상대방의 이름과 전화번호만 알면 하루 300만원까지 카카오톡으로 송금할 수 있다. 미리 은행과 계좌번호를 등록해놓으면 상대방 버튼을 누르고 비밀번호만 입력해 이체할 수도 있다.
올 들어선 더치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더치페이 메뉴에서 결제액을 나눠낼 친구 수를 입력하면 카카오톡이나 메시지로 친구에게 송금 요청이 간다. 웰뱅이 설치된 이용자는 카톡메시지를 누르면 자동 송금이 되고, 미사용자는 계좌정보 자동복사 기능으로 다른 앱을 통해 송금할 수 있다. 이용자들이 금리만 보고 웰뱅을 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웰뱅이 출시된 이후 웰컴저축은행의 요구불예금과 적금 잔액은 전체 수신액의 30%까지 올라왔다. 통상 저축은행 수신액의 99%가 정기예금이란 것을 감안하면 플랫폼의 편리함에 매력을 느껴 웰뱅을 이용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웰뱅 전용 상품 잇달아 출시
웰컴저축은행은 웰뱅 전용 고금리 상품도 잇달아 내놨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3월 최대 연 5%의 금리를 주는 ‘웰뱅하자’ 정기 적금을 출시했다. 웰뱅에 가입하면 조건 없이 연 1.7% 금리를 제공하는 보통 예금 상품도 선보였다. 연 2.5%의 수익까지 받을 수 있는 직장인사랑보통예금상품도 웰뱅 주요 이용자층인 30대 직장인에게 인기다. 지난달엔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최대 연 6% 금리를 주는 ‘웰뱅톱랭킹’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웰뱅을 통해서만 2만 계좌 한정 판매하는 상품이다.
20·30대를 겨냥한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젊은 직원들의 직장생활을 담은 ‘웰컴을 홍보하라’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도 했다. 웰컴저축은행 직원이 금융 혜택을 설명해주는 ‘웰컴투짠테크’ 영상도 지난해 시작했다. 중도해지수수료 없이 비교적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파킹통장’이나 연말정산, 개인연금 상품을 소개해주는 코너다. 웰컴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웰뱅 3.0으로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