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 "기본소득 재원 마련 위해 향후 증세 필요"

입력 2020-06-11 11:12
수정 2020-06-11 18:15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는 기본소득 논란이 가열되자 재원 확충방안과 관련해 "중장기적으로 당연히 증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11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기본소득을 위해) 당연히 증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증세에 대해) 불신과 공포가 많으니, 이미 낸 세금 중 일부를 조정해 맛보기로 1년에 2번 정도 1인당 24만 원부터 단계적으로 해보자"고 말했다.

이 지사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장단기 목표를 두고 조금씩 천천히 순차적으로 하면 기본소득은 어려울 게 없다"라며 중장기 계획을 공개했다. 이 글에서 △단기목표 연 50만원 △중기목표 연 100만원 △장기목표 연 200~600만원. 월 50만원 등의 단계를 거치면 증세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초기 단계에서는 우선 증세 없이 일반회계예산 조정 등으로 기본소득을 도입해 정책 효과를 낸 다음, 중장기적으로 국민적 합의에 따라 증세하면서 기본소득 규모를 확대해 본격 지급하면 된다는 얘기다.


연 50만원 지급과 관련해선 "첫해에 연 20만원으로 시작해 매년 조금씩 증액하여 수년 내에 연 50만원까지 만들면 연간 재정부담은 10~25조원에 불과하다"면서 "일반회계예산 조정으로 재원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으니 세 부담 증가(증세), 재정 건전성 악화(국채발행), 기존복지 축소, 노동 의욕 저하, 국민 반발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라고 단언했다.

또 연 100만원 지급에 대해서도 "소액 기본소득으로 경제효과가 증명되면 국민이 동의할 것이니, 수년간 순차적으로 연간 50조원이 넘는 조세감면 축소로 25조원을 마련해 인당 100만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라면서 "이 경우 세 부담이 늘지만, 전액 받으니 재정에 손실이 없고 국채발행도 하지 않으니 재정 건전성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세나 국채 발행 없이 소액으로 시작해 연차적으로 늘려가다 국민적 합의가 되면 그때 기본소득용으로 증세하면 될 일"이라며 "한꺼번에 당장 고액을 매월 지급하는 것으로 상상하고 주장하니 실현 가능성, 세 부담 증세, 재정 건전성, 노동 의욕감소, 국민 반발이라는 반격을 당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