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가 ‘뷰튜버(뷰티 유튜버)’라고 불리는 인플루언서나 일반인이 화장품 제조 아이디어를 내면 제품을 대신 개발·생산해 주는 플랫폼을 내놓았다. 2세 경영인인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사진)이 작년 12월 취임 후 처음으로 내놓은 신사업이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콘셉트와 제형, 용기, 디자인까지 일반인이 선택한 뒤 제작·주문할 수 있는 ‘플래닛 147’ 사업을 시작했다고 3일 발표했다. 플래닛 147은 화장품 회사가 아니라 일반인과 유튜버 등을 위한 플랫폼 서비스다. 현재 화장품 회사들은 화장품을 자체 개발하거나 한국콜마 같은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이 만든 제품을 자사의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일반인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화장품 회사와 같은 사업 기회를 갖기 어려웠다.
한국콜마는 일반인에게 화장품 개발을 위한 교육부터 내용물 제작, 화장품 용기 개발, 브랜드 기획까지 화장품 전 분야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한국콜마와 상의해 상업용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일반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화장품을 개발해 주고, 생산을 대신해 주는 방식”이라며 “다양한 판매망을 가진 뷰튜버 등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플래닛 147 시범 사업을 통해 뷰튜버인 블랑두부, 헤이브릴랑 등과 손잡고 생산한 화장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국콜마 측은 설명했다.
플래닛 147을 위해 한국콜마는 서울 내곡동 종합기술원 건물 로비에 화장품 개발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일반인은 이곳에서 화장품 원료와 그 원료를 배합해 만든 여러 제형을 선택해 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다.
화장품 제형을 제조하고 용기에 담는 과정도 체험할 수 있다. 이후 제형, 용기, 브랜딩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상주해 고객 아이디어를 바로 제품에 반영·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개월 걸리던 화장품 샘플 개발 과정이 30분 안에 끝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플래닛 147 사업 아이디어를 낸 윤 부회장은 단순 ODM 업체를 넘어 화장품 생산 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한국콜마는 내년까지 모든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해 접속할 수 있는 개방형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세계 어디에서든 플래닛 147에 접속하면 누구나 자신만의 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해당 플랫폼 서비스를 건강기능식품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