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향한 야권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 국내 대표 진보 논객으로 활동했던 진 전 교수가 이제는 야권의 '히든카드'가 된 모양새다.
국민의당은 오는 10일부터 매주 수요일 정책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첫 강의는 진 전 교수가 맡는다. 진 전 교수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국민의당은 의원 및 당직자가 학습하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 같은 세미나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전 교수는 앞서 지난 2월에도 국민당(당시 국민의당 가칭) 창당 발기인대회에 참석해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진 전 교수는 "저를 슬프게 했던 것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나와서 '나는 사회주의자'라고 했을 때"라며 "사회주의는 아주 강력한 평등주의 사상이다. 어떻게 그렇게 살아놓고 사회주의를 말할 수 있나. 모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울먹거리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진 전 교수의 강연 직후 "진보주의자라서가 아니라 진짜 민주주의자라서 (진 전 교수를) 존경하고 그 생각을 지지한다"라면서 존경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미래통합당 역시 지난 4·15 총선 참패 직후 진 전 교수를 찾은 바 있다. 통합당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은 지난달 15일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세미나에 진 전 교수를 초청해 보수의 진로를 묻었다. 당시 진 전 교수는 통합당을 향해 "뇌가 없다"라면서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이 같은 진 전 교수를 향한 야권의 러브콜은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진 전 교수가 일종의 '양심 선언'을 하고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 전 교수를 초청했던 세미나에 참석했던 통합당 소속 한 인사는 "진 전 교수는 합리적인 진보로 볼 수 있다"라면서 "수도권 참패의 원인이 이 같은 합리적인 진보와 중도층을 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 전 교수를 비롯해 참여연대 출신의 김경율 회계사 등이 일종의 양심선언을 한 진보 인사들"이라며 "이들을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