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에도 '러브콜'…산업 융합 거점으로 부상

입력 2020-05-29 17:51
수정 2020-05-30 00:43
최근 기업 간 협업 강화는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업무 환경을 혁신하기 위해 IT 업체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과 기술력을 보유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협력하겠다고 발표한 기업은 다섯 곳에 달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의 IT 서비스 전문 자회사다. LG전자, 삼성물산(리조트 부문), 교보생명, KBS, HMM(옛 현대상선) 등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네이버의 IT 서비스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도 최근 한화생명, 삼정KPMG 등과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네이버와 카카오를 찾는 것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위해서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도 기업들의 디지털 혁신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 대한항공은 LG CNS와 협력해 2018년부터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전사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개편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업들의 디지털 혁신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원격근무 등 비대면 근무가 확대되고, 단순 업무를 줄이려는 시도가 늘어나면서다. 하지만 비(非)IT 기업들은 자체 능력만으로 디지털 전환이 쉽지 않다. 네이버, 카카오 등 해당 분야의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IT 기업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NBP는 자체 클라우드 기술 역량에 광학문자인식(OCR), 파파고 번역, 클로바 보이스(음성합성기술), 챗봇 등 네이버의 AI 기술도 활용하고 있다. 삼정KPMG는 네이버의 OCR 기술을 금융거래조회 자동 인식 프로그램에 도입했다. 회계사들이 일일이 처리했던 금융거래 내역 확인 업무를 AI가 대신 처리해준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그동안 쌓아온 IT 기술력을 앞세워 기업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AI 기술인 ‘카카오 i’를 고객사에 제공하면서 카카오 중심으로 AI 생태계를 조성 중이다. 국내 최대 IT 플랫폼 중 하나인 카카오톡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카카오톡 기반의 챗봇 서비스를 도입했다. 별도의 앱 다운로드 없이 카카오톡을 통해 고객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