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9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함께 일했던 참모들과 전날 30분간 전화 통화를 한 음성파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통화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최고의 정부가 대응해도 (결과가) 나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내게 무슨 이익이 되는지', '남에겐 관심이 없다' 같은 생각이 우리 정부에 작동하면서 완전히 혼란투성이 재앙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일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내놓은 언급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기 때문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퇴임 후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전임 행정부 비난에도 공개적 맞대응을 자제해왔다.
그는 "이번 대선은 특정 개인이나 정당이 아니라 '이기적이고 분열된, 타인을 적으로 보는 오랜 경향과 싸우는 것'이라 매우 중요하다"며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정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조 바이든을 위해 가능한 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시간을 많이 쓰려고 한다"며 "여러분도 나와 같이 긴급성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로 낙점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지난달 14일 공개 지지선언을 했다.
당시 그는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선 서로를 돌보는 정신이 필요하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에게 필요한 모든 자질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측은 전화 통화 음성파일 공개에 대해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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