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 여덟 명 중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즉각 도움이 필요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회복과 지원 사업에 관한 장기 과제로는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이 첫손에 꼽혔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민 코로나19 위험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서울연구원과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조사 대상은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813명이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상 직후 스트레스 측정도구'를 사용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난적 스트레스 수준을 진단한 결과 '모니터링이 필요 없는 집단'은 5.8%에 그쳤다. 14.9%는 '즉각 도움이 필요한 고도의 스트레스 상태'에 해당됐다. '추가 모니터링이 필요한 집단'도 79.3%에 달했다.
유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는 바이러스에 맞서 매일 싸워온 사람들의 마음에는 상당한 스트레스가 쌓였음을 보여준다"며 "코로나19 사태로 마모된 국민들의 마음회복을 생활방역의 핵심 과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사시점 기준 지난 1주일 동안 자신과 상대 모두 마스크 없이 대화했거나 만난 경우가 가장 빈번했던 장소 1순위로는 '식당, 카페 등 음식점'(51.2%)이 꼽혔다. '직장학교 등 근무시설'(15.7%), '대중교통시설'(5%), '유흥시설'(4.2%) 등이 뒤를 이었다.
'아프면 3∼4일 집에서 쉰다'는 생활방역 개인 지침에 대해서는 68.6%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항상 그렇게 한다'는 비율은 49.1%에 그쳐 생각과 행동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출 자제' 역시 도움이 된다는 답변은 70.6%로 높은 데 비해 실제 행동으로 옮긴다는 답변은 25.2%로 큰 격차를 보였다.
코로나19 회복과 지원 사업에 관한 장기과제로는 경제 회복·지원 영역에서는 '침체된 서울 지역 경제 회복·지원'과 '서울시민 고용 지원'이, 시민사회 영역에서는 '역학조사 협조 등 시민교육 강화'와 '심리방역(재난심리지원) 강화'가 꼽혔다. 감염예방 영역에서는 '서울시 방역체계 고도화'와 '서울 의료체계 공공성 강화'가 많은 선택을 받았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