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기획재정부가 반대한 긴급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4인가구 100만원)을 밀어붙이되, 사회지도층과 고소득자에 자발적 기부를 유도해 재정부담 경감을 추진한다. 범국민 기부 캠페인을 통해 기재부와 미래통합당의 반대논거인 재정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2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긴급성과 보편성의 원칙하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국민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며 "사회 지도층과 고소득자 등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재정부담을 경감할 방안도 함께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소득 하위 70%' 지급 입장을 고수하고 통합당도 정부·여당의 합의를 촉구하고 나서자 '전국민 지급'이라는 총선 공약을 지키면서도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조 정책위의장은 "자발적으로 지원금을 수령하지 않기로 의사를 표명한 국민에 대해 이 방안을 실현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며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이것을 기부금으로 인정하고 세액 공제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국회에서 (국민) 전부를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으로 하고, 지급 절차에 들어갈 때 당사자가 지급받지 않고 기부하겠다고 하면 그 부분을 기부금으로 처리해 세액 공제를 연말 연초에 지급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대해 당의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고, 당정 간 공감대 마련하는 데 있어서 정세균 총리가 역할을 해줬다"며 "정 총리가 이에 대한 입장을 말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추경규모는 이미 국회로 넘어온 정부의 2차 추경안(7조6000억원 규모)이 아니라 전국민 모두에게 지급하는 것을 전제로 편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6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득 하위 70% 이하 1478만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7조6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확정했다. 지방정부 분담금 2조1000억 원을 합해 총 9조7000억 원을 긴급재난지원금 예산으로 잡았다.
민주당 안대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게 되면 예산 규모는 총 13조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국채발행이 불가피해 기재부와 야당이 반대하고 있다.
조 정책위의장은 "추가증액에 대해선 추가적인 세출조정이나 국채발행 등을 열어놓고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기재부와 통합당은 미래세대에 빚 부담을 떠넘긴다며 국채발행에 부정적이다.
특히 조 정책위의장은 자발적 기부 확대에 기대를 걸었다. 그는 "고소득층이나 사회지도층 등 기부하는 국민이 많아진다면 캠페인도 늘어나고 그렇게 되면 추가적인 재정소요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캠페인이 마련돼 형성되면 야당 측에서도 의견을 받아주고 국민적 명분이 생겨 힘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총리는 조 정책위의장의 간담회 직후 보도자료를 내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고소득자 등의 자발적 기부가 가능한 제도가 국회에서 마련된다면 정부도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