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죽스·오픈도어…실리콘밸리 유니콘도 감원 바람 [안정락의 IT월드]

입력 2020-04-22 09:58
수정 2020-04-22 10:06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망 스타트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잇따라 감원에 나서고 있다. 주목받는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들도 상당수의 직원을 해고하는 등 코로나19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부동산 스타트업 오픈도어는 최근 직원 35%를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에릭 우 오픈도어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오픈도어는 기업가치 38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역시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기업 주식관리 플랫폼 업체인 카르타는 최근 전체 직원의 16%가량인 161명의 감원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기업가치 17억달러로 평가받고 있다.

로봇피자로 유명했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주메는 올 초 360명 감원에 이어 추가로 200명을 더 줄일 계획이라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주메는 주요 사업도 로봇피자에서 포장지 제조로 전환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포장업체 파이봇패키징을 인수한 뒤 자연 분해가 가능한 포장지를 만들고 있다. 기업가치는 19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에 본사를 둔 220개 유니콘 기업 가운데 지난 3월 이후 20개 회사가 감원이나 일시해고 등에 나섰다. 요가 강사 등 전문가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 업체 섬택은 250명을 해고했고, 기업 출장 전문회사 트립액션도 전체 직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00명을 일시해고했다.

자율주행자동차 기술을 개발하는 죽스는 120명을 일시해고 했다. 전기 킥보드 공유업체인 버드는 무료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을 통해 직원들에게 해고 통보를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현재 실리콘밸리 업체의 5분의 1가량은 감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설문조사도 나왔다. 머큐리뉴스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리더십그룹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업체의 18%는 직원 감원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