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지시했다. WHO가 중국 편향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광범위한 확산을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코로나 대응 일일 브리핑에서 "오늘 나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은폐하고, 심각하게 잘못 관리한 WHO의 역할을 검토하는 동안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WHO에 대해 "많은 것에 대해 틀렸고, 중국 중심적"이라며 미국의 자금 지원 보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8일 만이다.
또 "이번 검토 작업은 코로나19의 확산을 은폐하고 그릇된 대응을 하는 데 있어 WHO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 이뤄질 것"이라며 "WHO가 기본적인 의무를 이행하는 데 실패했으며 이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WHO가 중국으로부터 나오는 보고들에 대해 제대로 조사했더라면 코로나19가 보다 더 억제되고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비판했다. 다만 의미 있는 개혁을 위해 WHO에 계속 관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보건부 장관 출신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그동안 "중국이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중국을 줄곧 옹호했다. 테워드로스는 2017년 중국의 지지를 받아 WHO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이미 내년도 WHO에 대한 기여금 예산을 올해 1억2200만달러(약 1480억원)의 절반인 5800만달러(705억원)로 축소해 의회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