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번 확진자 동선 허위진술 했다"…대구시, 신천지 경찰 수사 의뢰

입력 2020-04-13 13:36
수정 2020-04-16 11:47


대구시가 신천지 측의 자료 제출이 늦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대책에 혼선이 빚어졌다며 13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특히 '슈퍼 전파자'로 꼽히는 31번째 환자의 허위 진술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천지 측은 대구시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맞서는 상황이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13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을 통해 지난달 2차례에 걸쳐 실시한 신천지 대구교회 행정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시는 경찰 협조를 받아 디지털 포렌식으로 지난 2011년부터 지난 2월까지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명단 관련 컴퓨터 파일을 분석한 결과 신천지에서 제출한 명단(대구 거주자 기준 1만459명)과 일치하지 않거나 확인 불가능한 교인 1877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명단 누락과 불일치가 의도적인지 아니면 교적 탈퇴나 타교회 이적으로 인한 것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시는 밝혔다.

또 유년회·학생회 명단에서 제외된 미입교자 211명과 선교교회 방문자 47명의 명단도 추가 확보했다. 선교교회는 신천지 교인 가족이나 일반인을 포섭하기 위한 시설로 신천지 등록시스템에는 등재돼 있지 않다.

시는 교회 시설과 관련해 신천지가 제출한 시설 목록(42곳)에서 누락된 8개 시설을 행정조사와 제보 등으로 추가 파악했으며 총 51개 시설을 폐쇄 조치했다.

또 시는 신천지 측이 지난 2월 22일 1차 자료 제출 당시 전체의 43%인 22곳만 통보하고 지난달 1일 뒤늦게 20곳을 통보해 신속한 방역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입장이다.

채 부시장은 "CCTV 영상 분석 결과 31번 확진자의 교회 내 동선에 대한 허위진술 정황이 확인됐고 이만희 회장의 대구, 청도 동선도 파악돼 역학조사를 통한 감염경로 규명을 위해 질병관리본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시의 이같은 설명에 신천지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천지는 "당사자에게 확인해 보니 지난 2월 18일 양성 판정 직후 역학조사관이 '2월 6일 이후 동선을 알려달라'고 요청해 있는 그대로 진술했을 뿐 허위로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후 청도 대남병원 이슈가 발생하면서 역학조사관이 추가로 31번 확진자에게 1월 중순 이후 동선 확인 요청을 했으며 그때 2월 5일 예배 사실을 알렸다"며 "이 사실은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브리핑에서 이미 확인한 사항이라고 발표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신천지의 교인 명단 의도적 삭제 여부, 시설 일부 미제출로 인한 역학조사 방해 여부, 역학 조사상 허위진술 등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며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피해 상황조사 및 법률 검토를 거쳐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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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