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10일(13:0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롯데칠성에 이어 기아자동차의 회사채 발행에도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얼어붙은 회사채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22일 발행 예정인 기아차의 회사채 인수단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전체 발행물량 3300억원 중 3년물 500억원어치를 총액 인수할 계획이다. 기아차가 14일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하는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전체 매수주문 규모가 모집액에 못 미치면, 팔리지 않은 물량의 3분의1을 산은이 받을 방침이다. 매수주문 규모가 2400억원이면 미매각된 900억원어치 중 300억원어치를 산은이 떠안는다. 만약 매수주문 규모가 모집액 이상으로 들어오면 산은도 주관?인수를 맡은 다른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인수했던 채권을 투자자에 모두 넘길 예정이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방안 중 한 축인 산은의 회사채 인수 프로그램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회사채 인수 프로그램은 공모 회사채를 차환하려는 기업 중 신용등급이 ‘A’ 이상이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피해로 이보다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을 지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원 대상기업이 발행하는 채권 물량의 30~35%까지 산은이 총액 인수한다. 산은은 기아차에 앞서 롯데칠성이 21일 발행 예정인 회사채도 총액 인수할 예정이다. 인수물량은 발행금액(1500억원)의 30%인 500억원이다.
산은은 수요예측에 참여해 직접 회사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도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6일 롯데푸드가 7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 200억원의 매수주문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준비 중인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시행하면 직접 매입을 통해 기업들을 지원하는 데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기업이 만기를 맞은 회사채를 갚기 위해 새 회사채를 발행하면 산은이 80%를 인수해주는 제도다. 산은이 인수한 회사채는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더 신용도가 높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으로 재발행 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