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워싱턴주 퓨젓사운드에 있는 생산공장의 가동 중단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당초 이 공장은 오는 8일 재가동할 예정이었다. 인근 에버렛에 있는 동체공장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직원이 나오면서 2주간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에 돌입했다. 퓨젓사운드 지역은 보잉의 핵심 생산 기지다. 보잉의 전체 근로자(16만1000명) 가운데 7만명(약 43%)가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보잉 측은 현재 사내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이 135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보잉 관계자는 "워싱턴 주의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공급망 관리, 정부의 추가 권고에 따라 가동 중단을 연장하기로 했다"며 "기한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항공업계에서는 보잉의 경영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잉은 이미 지난 1월 차세대 주력 기종인 '보잉 737맥스'의 생산을 중단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두 차례 추락 사고가 발생해 340명의 사망자가 나온 탓이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경영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잉은 정부에 600억 달러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지난달 미 의회를 통과한 2조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부양책이 업계에 얼마나 돌아갈지는 미지수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