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디지털화폐 연구 뒤늦게 착수

입력 2020-04-06 17:50
수정 2020-04-07 01:05
한국은행이 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대비해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전자화폐다. 하지만 스웨덴 등 다른 나라 중앙은행이 CBDC 개발을 완료하고 이를 활용하는 시스템을 연구하는 것에 비해 한은의 연구는 다소 뒤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은 내년 말까지 CBDC 선행 연구(파일럿 테스트)를 할 계획이라고 6일 발표했다. CBDC는 비트코인과 달리 중앙은행이 발행한다. 액면가격이 정해져 있고 기존 법정통화와 1 대 1 교환도 가능하다.

한은은 올해 말까지 CBDC 설계 및 기술 검토를 한 뒤 내년 한 해 동안 가상환경 속에서 CBDC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까운 시일 안에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며 “하지만 대내외 여건이 변화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은 CBDC를 개발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스웨덴중앙은행은 CBDC인 ‘e-크로나’ 개발을 일찌감치 완료하고 전자지갑에 이를 담아 지급·송금하는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발행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캐나다, 영국, 일본, 유럽연합(EU), 스위스 등의 중앙은행도 올초부터 CBDC 연구 그룹을 구성했다. 가까운 시일 안에 CBDC를 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한 미국도 연구를 강화하겠다고 방침을 바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