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번주 '7.1兆 추경안' 제출

입력 2020-04-05 17:11
수정 2020-04-06 00:58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 제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르면 이번주 후반,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하는 게 정부 목표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7조1000억원 규모의 추경 재원을 기존 예산 삭감을 통해서만 충당할 계획이어서 최종 추경안 마련에 이르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5일 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주부터 올해 예산 중 불필요한 부분을 삭감해 추경 재원을 마련하는 세출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 목표는 이달 안에 추경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뒤 5월 중순 이전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재부는 4·15 총선 전까지 추경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21대 국회 출범에 따른 원구성 등으로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20대 국회 종료(5월 29일) 이전에 최대한 빨리 추경안의 국회 통과를 완료하기 위해서다.

기재부는 7조1000억원 규모의 재원 전액을 기존 예산 삭감분을 통해서만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적자국채 발행 없이 추경 재원을 충당하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간부들에게도 “이번 추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의료급여·사회간접자본(SOC) 등이 기재부가 밝힌 주요 삭감 분야다.

하지만 국회 심의에서 정당성을 인정받은 예산 사업 중 불필요한 부분을 가려내는 작업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세출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갔지만 각 부처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 기조에 따라 지난 2월 말까지 집행된 예산이 108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도 문제다.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인 SOC사업 등은 중간에 예산을 삭감하기 어렵다.

추경안이 일단 마련되기만 하면 이달 중이라도 국회 통과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여야가 △세출 구조조정으로 예산을 마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국민에게 코로나지원금을 지급한다는 대원칙에 동의하고 있어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