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시스템 7년 전에 완성…현대카드 '속전속결 대응' 빛났다

입력 2020-03-27 17:20
수정 2020-03-28 01:08
현대카드 직원 A씨는 요즘 안방 옆 작은방으로 출근한다. PC를 켜고 사번과 일회용 비밀번호(OTP)를 입력하는 게 업무의 시작. 원격접속 프로그램을 구동하면 집 PC가 순식간에 업무용 PC로 바뀐다. A씨의 부서는 현재 1주일씩 번갈아가며 재택근무 중이다.

‘가상 데스크톱 환경(VDI)’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VDI는 데이터센터에 있는 서버를 컴퓨터 본체로 활용해 실제 작동하는 컴퓨터 안에 가상의 컴퓨터를 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언제 어디서든 가상 업무망에 접속하는 순간 업무용 PC와 동일하게 작동된다.

금융당국은 2013년 일부 은행 영업점 전산시스템 마비 사태 이후 전 금융사에 업무망과 외부망을 분리해야 한다는 ‘망분리’ 원칙을 적용했다. 현대카드는 2013년 카드업계 최초로 VDI를 구축했다. 2015년에는 업무 효율과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전 직원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다른 카드사도 VDI 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했다. 미리 구축해놓은 VDI 환경은 발 빠르게 재택근무에 들어갈 수 있는 여건이 됐다. 회사마다 VDI 적용 대상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비씨카드는 기존 핵심 인력을 대상으로 구축돼 있던 VDI를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

현대카드와 비씨카드는 전 직원의 50%가 VDI 환경을 바탕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중이다. 신한·삼성·KB국민·롯데카드 등도 직원 순환 재택근무에 VDI 환경을 활용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효율적인 업무 환경 조성과 천재지변 상황에 대비해 미리 구축한 VDI가 코로나19 사태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