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미국 등 해외發 확진자 속출…"신규 환자 15% 차지"

입력 2020-03-22 17:54
수정 2020-03-23 01:35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해외 유입 사례가 빠른 속도로 늘어 신규 확진자 중 15%에 달했다. 정부가 유럽발(發) 입국자를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국내 입국 문은 여전히 열려 있어 해외 유입 사례가 계속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경기 광주에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출장을 다녀온 26세 여성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부산에서도 스페인에서 입국한 26세 남성 A씨가 같은 날 진단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경기 성남에선 미국을 방문했던 29세 남성이 이날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1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98명 중 해외 유입 관련 사례는 15명으로 전체의 15.3%에 해당한다”고 했다.

방역당국이 역학 조사를 통해 감염원을 추적한 결과 해외 유입 사례로 파악되는 경우는 총 123명이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74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과 동남아시아(각각 16명), 미주(12명)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4일 이후 21일까지 공항 등 검역 과정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사람도 34명으로 집계됐다. 21일에만 11명이 신규로 확인됐다.

해외 유입 사례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입국금지 대상 지역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이 유일하다. 유럽발 입국자는 이날부터 모두 진단검사를 받고 14일간 자가격리를 한다. 그러나 그 밖의 지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는 지난 19일부터 발열 검사를 받고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하는 등 특별입국 절차만 밟고 있다. 무증상 감염 사례가 적잖게 확인되는 상황에서 방역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의 집단감염도 끊이지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1일 기준 신규 확진자 98명 가운데 54명은 대구·경북에서 나왔다. 대부분 요양병원 관련 사례였다. 이 지역 요양병원 관련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