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범여권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놓고 민생당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참여 여부를 두고 "당을 나가라"는 공세와 함께 몸싸움까지 발생했다.
바른미래당계인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는 18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친조국' 성향 단체가 주도하는 '시민을 위하여'와 함께 하기로 했다고 한다"면서 "이런 성향의 연합정당과 함께하자는 분들은 '친문 세력'에 당을 팔아넘기자는 말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또 "국민을 우습게 알고 당을 불법의 절벽으로 몰고가려는 분들은 이제 그만 결기있게 민생당을 나가라"면서 전날 의총에서의 결의를 안건으로 상정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자리를 떴다.
민생당은 지난 17일 의원총회에서 비례연합당 참여로 가닥을 잡았지만, 바른미래당계 지도부는 이를 반대했다.
김 공동대표는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성이 오간 것에 죄송하다. 갈등을 더 봉합했어야 하는대 그러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민주당 2중대가 되려고 (민생당을)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후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계 지도부는 김 공동대표를 배제한 채 다시 긴급 최고위를 소집해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긴급안건'으로 상정했다. 평화당계인 박주현 공동대표는 장정숙 원내대표, 황인철·이관승 최고위원 등 자신을 포함한 4명의 찬성으로 가결을 선언했다.
박 공동대표는 "당헌에 의하면 최고위원 3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으면 회의를 열 수 있다"며 적법하게 의결이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안건이 가결되자 회의장에 들어와 있던 바른미래당 당직자 10여명은 '친문연합정당 참여 결사반대한다'는 등 내용의 피켓을 들고 "최고위 의결은 무효다"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미래한국당이 교섭단체가 되거나 미래통합당이 원내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이 되면 개혁진영이 아무 역할을 할 수 없다"면서 연합정당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장 원내대표는 "김 공동대표가 말로는 맨날 당헌, 당헌, 당헌 하면서 못된 야당이 하는 짓을 왜 따라하나"라며 "오늘 민생당 점퍼를 입지 않고 무언의 시위를 하지 않았나. 민생당과 같이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대안신당·평화당계가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의결하자 김 공동대표는 즉각 성명서를 통해 "민생당의 비례연합 참여의결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그는 "비례연합정당 참여 결정은 정강정책 위반으로 이를 결정한 의원총희 의결은 효력이 없다"면서 최고위를 주재할 권한이 자신에게 있는 만큼 '긴급 최고위'에서의 의결 역시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김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 주재권은 나에게 있다.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했다는 회의는 간담회에 불과하다"면서 "재적 최고위원 3분의 1의 요구로 당대표가 소집할 수 있다 하더라도 저는 이 회의의 소집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