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주요국 재정·통화당국이 과감한 '돈풀기'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생산, 소비, 금융 등을 위축시키자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선 것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먼저 3000억 달러(약 358조원) 규모 급여세 인하에 나선다. 시간제 근로자 및 항공·숙박·크루즈 업계 지원 등의 경기부양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의회를 찾아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주례 오찬에 참석해 행정부가 마련한 경기부양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코로나19 대처를 위해서는 83억 달러 규모의 긴급 예산도 편성했다.
유럽연합(EU)도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250억 유로(약 33조9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EU 27개 회원국 정상들과 긴급화상회의로 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한 뒤 기자회견에서 보건 체계와 소규모 기업, 노동 시장 지원을 위한 기금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유럽 주요국은 자체적으로도 긴급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75억 유로(약 10조원)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고 독일도 124억 유로(약 17조 원) 규모의 공공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은 일찌감치 고강도 경기부양에 들어갔다.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 인터넷 데이터센터 건설 등 '신 인프라' 투자 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지방정부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윈난성은 올해 4400억 위안 규모 프로젝트 투자를 단행한다. 허난성, 푸젠성, 쓰촨성, 충칭직할시, 산시성, 허베이성 등 7개 성급 지방정부가 밝힌 올해 주요 프로젝트 투자 계획액도 3조5000억 위안(약 600조원)에 달한다. 홍콩 당국도 총 300억 홍콩달러(약 4조6000억원) 규모 부양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호주 정부도 100억 호주 달러(약 8조원)를 경제 살리기에 긴급 투입한다. 일본 정부는 약 40억 달러를 공급하는 코로나19 긴급 대응책을 내놨다. 국제기구들도 잇따라 긴급 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세계은행(WB)은 120억 달러를, 국제통화기금(IMF)은 500억 달러를 각각 코로나19 대응비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통화당국들도 유동성 공급으로 보조를 맞추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은 초단기 유동성 공급분을 1000억 달러에서 1500억 달러를 한시적으로 확대했다.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최소 0.5%포인트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오는 1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통화완화 조치를 내놓을 전망이다. 다만 사실상 제로금리를 운용하고 있는 만큼 금리 조정보다 양적완화(QE)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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