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 바이오벤처 소바젠, 상장 추진

입력 2020-03-01 18:14
수정 2020-03-01 18:17
≪이 기사는 03월01일(14:5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기업 소바젠이 기업공개(IPO) 및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 소바젠은 뇌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이정호 KAIST 교수(사진 왼쪽)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은 회사다. 초기단계에서도 조(兆) 단위 기술이전이 성사되는 뇌질환 혁신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소바젠은 최근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낙점했다. 개발 중 인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이전(라이선싱 아웃)을 한 뒤 빠르면 3년 안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현재 미국 임상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시리즈B 투자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 시리즈A(480억원)보다 기업가치가 2~3배 뛴 것으로 알려졌다.

소바젠은 2018년 5월 KAIST의 교원창업기업으로 출발했다. 뇌전증, 악성 뇌종양, 알츠하이머 등 뇌질환 치료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창립 4개월 만인 2018년 9월 VC들로부터 100억원 투자를 유치하는 등 금융투자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김병태 소바젠 대표(사진 오른쪽)는 “뇌 조직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뇌의 후천적 돌연변이가 뇌질환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이 CTO 등 연구진의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 CTO의 연구 결과는 네이처, 사이언스 논문으로만 8회 발표됐다.

김 대표는 “세계에서 뇌 조직을 가장 많이, 빨리 연구한 회사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는 구하기가 힘들어, 네덜란드 국립병원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연구자만 기증받을 수 있다”며 “지금까지 뇌 2800개를 연구하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회사들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영역에서 기술 격차를 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바젠의 7개 파이프라인 중 난치성 뇌전증 치료제는 국내에서 연구자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ASO 치료제(DNA치료제) 파이프라인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전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미국 아이오니스의 알츠하이머·파킨슨 치료제는 전임상 단계에서 선급금만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받고 바이오젠에 기술이전될 정도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며 “악성 뇌종양과 난치성 뇌전증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고, 부작용은 적고 효과는 좋은 ASO 치료제 형태로 세계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치료제가 없는 뇌질환의 세계 최초 신약 개발이 목표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바이오마커(생체표제자) 발굴에만 성공한 초기 단계의 뇌질환 신약도 입도선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