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의 반도체 공장이 가동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생산라인의 특성을 모르는 기우”라고 일축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생산공장은 대부분 자동화돼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생산 중단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국내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해 “코로나19 추가 확산으로 반도체 공장 생산이 중단되면 한국 경제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업계에서는 가능성이 희박한 시나리오라고 반박했다. 반도체 공장은 이중 삼중의 보호 장치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공장 직원들은 방진복과 방진모뿐 아니라 마스크와 2중 장갑을 착용하고 생산라인에 들어간다. 매번 출입 전에 에어샤워도 한다.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비말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전파되거나 확산될 가능성은 작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기 전파 확률도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모두 클린룸 형태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에선 시간당 400회 이상 위에서 아래로 공기를 내려보낸다. 0.1㎛ 이상의 입자는 모두 차단해 0.2㎛ 크기인 코로나바이러스가 비집고 들어올 수 없다고 업체들은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클린룸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생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 사무실과 달리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설사 확진자가 생산라인에서 근무했더라도 팹을 폐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