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샤라포바!…4000억원 움직인 '스포츠 기업'

입력 2020-02-27 15:36
수정 2020-02-27 16:46
은퇴를 발표한 ‘테니스 스타’마리야 샤라포바(33·러시아)는 ‘움직이는 스포츠 기업’이었다. 27일(한국시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샤라포바가 선수 시절 대회 출전 상금과 초청료, 후원 계약으로 벌어들인 총수입은 3억2500만달러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돈으로 4000억원에 육박한다.

1987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샤라포바는 7세에 미국으로 건너와 테니스를 배웠다. 17세였던 2004년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리나 윌리엄스(39·미국)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테니스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후 2006년 US오픈, 2008년 호주오픈, 2012년, 2014년 프랑스오픈을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한 때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코트 밖에서 훨씬 더 가치를 인정받았다. 우월한 외모를 자랑하며 ‘러시안 뷰티’라는 별명을 얻었고 수 많은 기업들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외에도 태그호이어, 캐논, 모토로라, 콜게이트, 랜드로버, 펩시, 소니, 에비앙, UBS, 헤드, 포르셰 등이 그를 후원했다.

샤라포바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1년 연속 포브스가 선정한 여자 스포츠 수입 순위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덕분에 샤라포바는 상금으로 3877만7962달러를 벌고도 역대 여자 선수 총수입에서 세리나 윌리엄스(3억5000만달러)에 이어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대회 출전 상금만 따지면 샤라포바는 3877만7962달러를 벌어 9271만5122달러를 모은 윌리엄스에게 한참 뒤진다.

샤라포바는 2016년 1월 호주오픈에서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온 뒤 15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내리막 길을 걸었다. 그럼에도 2019년 포브스 조사 여성 선수 수입 순위에서 7위에 오르며 여전한 ‘브랜드 파워’를 과시했다. 샤라포바는 “28년 동안 다섯 번의 그랜드슬램 타이틀과 함께 나는 이제 다른 지형에서 경쟁하기 위해 또 다른 산을 오를 준비가 돼 있다”며 “매일하던 훈련, 경기를 마친 뒤 하는 악수, 모든 것들이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샤라포바는 지난 26일 미국의 연예 패션 전문지인 ‘베니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테니스에 굿바이를 고한다”고 말해 은퇴를 공식화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