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그룹별 신용 기상도…포스코·대림 웃고, 두산·LG·신세계 운다

입력 2020-01-13 16:55
수정 2020-01-15 11:03
[01월 13일(16:55)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은정 마켓인사이트부 기자) 지난해부터 올 들어서도 기업들의 신용등급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국내 신용평가회사들은 잇따라 세미나를 열고 올해 기업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이라고 밝히고 있죠.

업종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개 사업 환경이 좋지 않고 대외 여건도 불확실한 탓입니다. 미국과 중국 등의 경제성장률이 그리 좋지 않은 것도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요. 한국신용평가 기준으로 봤을 때 지난해 등급이 오른 기업은 13곳, 떨어진 기업은 21곳이었습니다. 기업들의 신용등급 변동이 하향 기조로 바뀌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사실 2018년까지는 수년간 이뤄진 구조조정에 따른 재무구조 안정화와 반도체 및 화학 등 일부 업종의 업황 호조에 힘입어 신용등급 상향 기조가 우세했거든요. 이쯤 되면 '그럼 도대체 어떤 기업의 신용등급이 오른거야?'라는 궁금증이 생길 겁니다.

그래서 한국신용평가 기준 지난해 신용도가 개선된 기업들을 살펴봤습니다. 어떤 변화와 어떤 경쟁력이 기업의 신용등급을 끌어올렸는지가 알아보기 위해 섭니다.

일단 지난해 신용등급이 오르거나 등급전망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혹은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뀐 기업들을 추려봤습니다. 종합적으로 보자면, 영업 실적이 좋아져 재무 역량이 강화됐거나 대주주 변경·합병 등 지배구조 변화가 이뤄진 기업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경기는 하향세지만 이 와중에 수익 창출력이 좋아진 건설사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해외 사업 환경도 그리 좋지 않지만 경기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탄탄하게 재무안정성을 지킨 건설사들이죠. 대림산업, 롯데건설, GS건설, 태영건설, 한화건설 등입니다.

증권회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투자은행(IB) 부문의 경쟁력을 키운 중소형 증권회사들이 지난해 신용도 개선에 성공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이 올랐고, 교보증권과 현대차증권의 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대형 증권회사 중에서는 KB증권의 신용등급이 KB금융그룹 편입 이후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고 시장 지위가 좋아지면서 신용등급이 올랐고요.

마지막으로 지배구조 변화로 신용도가 개선된 기업도 있습니다. 에이제이렌터카, 금호에이치티, 현대트랜시스, 아시아나항공, 에스케이브로드밴드 등입니다. 에이제이렌터카와 금호에이치티는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어려울 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올랐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수 절차가 순조롭게 완료되면 지배구조 안정화에 따른 자본시장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 상향 검토 대상에 올랐고요. 현대파워텍을 흡수합병해 사업역량과 그룹 내 위상이 강화된 현대트랜시스의 신용등급도 올랐습니다.

에스케이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와 합병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사업 기반과 현금창출능력이 좋아질 것이라는 이유로 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조정됐답니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요. 주요 그룹 계열사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희비가 좀 엇갈립니다. 올 초 기준으로 포스코그룹과 대림그룹에서는 각각 2곳의 계열사가 긍정적 등급전망을 부여 받은 상황입니다. 신용등급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반면 두산그룹은 3곳, LG그룹과 신세계그룹은 각각 2곳의 계열사가 부정적 등급전망을 달고 있습니다.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말입니다. (끝)/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