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 3일 오전 4시42분
세아상역의 신용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1위 골판지 업체인 태림포장을 인수한 결과 차입금 부담이 급격히 커져 부채비율이 현재보다 네 배 가까이 높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세아상역의 조정총차입금(매출채권할인 포함)은 3985억원이다. 만기가 모두 1년 이내인 단기 차입금이다. 세아상역의 영업현금창출능력이 연간 500억~6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재무 부담이 높은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여기에 더해 세아상역은 앞으로 3년 동안 인도네시아 공장, 도미니카공화국 공장의 신규 설립 등 사업 확장에 약 1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여기에 태림포장그룹 인수자금 대부분을 차입금으로 충당하면서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세아상역의 신용도가 불안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아상역은 지난해 10월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국내 1위 골판지 업체인 태림포장(지분율 70.7%), 태림페이퍼(100%), 태림판지(100%)를 7000억원대 초반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4000억원은 산업은행을 통한 인수금융으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차입금과 보유 현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세아상역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254억원(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정도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세아상역의 부채비율은 98.1%다. 2018년 말(134.8%)보다 36.7%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태림포장그룹 인수 완료 후 예상되는 부채비율(단순 합산 기준)은 340%로 껑충 뛴다.
세아상역은 월마트, 갭, 타깃 등을 고객사로 둔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로, 매출 기준으로는 전 세계 의류 OEM 업체 중 1위다. 지난해 매출은 2조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아상역의 태림포장그룹 인수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경쟁 강도가 세고 업황 변동성이 높은 의류 OEM 사업에 더해 골판지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효과에 대해서는 호평이 많다. 전자상거래 증가로 골판지 수요가 늘었고, 포장재가 필요한 세아상역과의 시너지 효과도 크다는 평가다. 반면 골판지 사업이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크고, 인수에 따른 재무부담은 큰 데 반해 인수 효과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우려도 높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