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파이" 경고에도…화웨이 5G망 쓰는 독일 통신사

입력 2019-12-12 17:12
수정 2019-12-13 01:33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에도 독일 5세대(5G) 통신망 시장을 뚫었다.

12일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독일 3대 통신회사 중 한 곳인 텔레포니카와 5G 네트워크 장비 계약을 맺었다.

독일 주요 통신사가 화웨이의 5G 통신장비 사용을 공식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텔레포니카는 도이치텔레콤, 보다폰과 함께 독일 3대 통신사로 꼽힌다.

텔레포니카는 “5G 구축 사업의 지연을 막기 위해 화웨이와 핀란드 노키아 장비를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며 “정치권이 우려하는 국가 안보 위험성 등의 문제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화웨이 장비가 중국 당국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며 영국 독일 호주 뉴질랜드 등 동맹국에 5G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것을 요구해왔다. 독일 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3월 독일 정부가 화웨이의 5G 사업 진출을 허용하면 기밀정보 공유를 제한하겠다는 통보 문건을 보내기도 했다.

미국의 압박에도 독일 정부는 자체 판단을 통해 화웨이 장비 사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치권에선 화웨이 규제 문제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독일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 시장에서 화웨이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치텔레콤은 독일 정부가 세워놓은 기준에 맞다면 어떤 기업과도 5G 장비 공급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5G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정치권의 논쟁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다폰은 5G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