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아모레G, 2365억원 규모 전환우선주 유상증자 ‘완판’

입력 2019-12-12 15:23
수정 2019-12-12 15:25
≪이 기사는 12월12일(15:2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이 2365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아모레G의 주주들에게 우선배정한 다음 남은 주식 45만여주를 일반 청약에서 ‘완판’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아모레G가 발행하는 전환우선주는 발행 10년 뒤 보통주로 전환 가능하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주목한 결과로 풀이된다.

13일 아모레G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결과를 공시했다. 아모레G는 발행 예정인 전환우선주(709만여주) 중 주주배정을 마친 뒤에 남은 실권주 45만여주의 일반 청약을 지난 10~11일 진행했다. 실권주에 대한 일반 청약 경쟁률은 80.3대 1로 집계됐다. 이번 유상증자의 대표주관은 삼성증권이 맡았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전환우선주의 특성이 흥행 성공에 반영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전환우선주의 발행가격(3만3350원)은 이미 상장돼 있는 아모레G의 우선주(아모레G우)의 현재 주가(12일 종가 3만1800원)보다 높다. 보통주보다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우선주의 매력에 더해, 발행 후 10년이 지나면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보인 투자자들이 이번 청약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G는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자금 중 1965억원을 아모레퍼시픽 주식의 장내매수에 쓸 예정이다. 1년 동안 분할매수를 통해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취득 후 아모레G의 아모레퍼시픽 지분율은 35.4%에서 1.8%포인트 증가한 37.2%가 된다. 나머지 공모자금 400억원은 자회사 오설록에 출자하기로 했다.

IB업계에서는 이번 전환우선주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3세 승계과정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모레G의 현재 주가(11일 종가 7만8200원)보다 전환우선주의 발행가격이 낮기 때문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씨가 아모레G 보통주를 사는 것보다 이번 전환우선주를 장기보유하다가 추후 보통주로 전환하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서민정씨는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이 전환우선주를 보유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부친인 서 회장이 보유한 전환우선주를 추후 민정씨에게 증여해 세금 등 승계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