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기 독재자' 무가베 재산이 119억 원?…재산 은닉 의혹

입력 2019-12-05 10:54
수정 2020-03-02 00:03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의 유산이 공개됐지만 예상보다 금액이 적어 의혹이 제기 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은 세계 최장기 독재자 무가베 전 대통령의 통장에 1000만 달러(약 119억 원)의 현금이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그의 재산 규모가 공식 발표된 것은 처음이었지만 예상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라 재산 은닉 등의 의혹이 나오고 있다.

무가베 전 대통령의 재산 규모는 무가베의 딸 보나가 지난 10월 21일 고등법원에 짐바브웨 내 무가베 재산 목록을 신고하며 알려졌다. 무가베 재산에는 은행 외화계좌에 있는 달러 외에 농장 1개, 집 여러 채, 차 10대 등이 포함됐다.

신고된 재산에는 해외 자산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앞서 무가베는 스코틀랜드에 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싱가포르 및 말레이시아 등에도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으로부터 짐바브웨의 독립운동을 이끈 무가베는 1980년부터 37년간 짐바브웨를 통치했다. 그는 부인 그레이스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려고 시도하다가 2017년 11월 군부 쿠데타와 의회의 탄핵 절차에 직면하며 사임했다. 군부 장악 이후 무가베는 싱가포르에서 머무르다 암으로 지난 9월 사망했다.

무가베에 이어 에머슨 음낭가와 대통령이 짐바브웨를 통치했지만 경제는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짐바브웨의 인구 절반 이상인 700만 명 가량이 심각한 기아를 겪고 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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