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에 매각을 추진 중인 티몬이 900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재무구조 개선에 쓸 예정이다. 티몬은 추진 중인 재무구조 개선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내년 1분기에 월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티몬은 신한캐피탈과 국내 저축은행 한 곳으로부터 900억원을 조달했다고 3일 밝혔다. 티몬이 보유한 매출채권을 담보로 자산유동화대출(ABL)을 받는 방식을 활용했다. 매출채권이 현금화되면 투자자는 원리금을 상환받는다. 티몬은 이 밖에 300억원을 추가로 투자받기 위해 투자자를 찾고 있다.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대주주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앵커에쿼티파트너스(AEP) 등 대주주로부터 추가 출자받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티몬은 확보한 자금으로 채무를 상환할 계획이다. 티몬의 작년 매입채무액만 4554억원이다. 기업이 단기에 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도 19% 미만이다. 채무 과다 우려가 나오자 티몬은 올초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 중이다. 지난 6월부터 신선식품과 농산물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서비스인 ‘슈퍼마트’의 운영방식을 바꿨다. 직매입으로 월평균 영업손실을 20억원씩 냈던 서비스다. 상품기획자(MD)가 농가와 직접 계약을 통해 중개 판매를 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또 불필요한 마케팅과 제품 직매입 비용을 낮춰 적자를 줄여가고 있다. 이를 통해 올초 월 100억원에 달하던 영업손실을 10월 20억원까지 줄였다. 채무를 상환하면 이자비용도 감소하게 된다.
티몬이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매각과 동시에 특례상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매각에 실패해도 상장에 성공하면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 상장으로 알려진 ‘이익미실현기업 상장’이 목표다. 적자를 보는 기업이더라도 일정 수준의 외형을 갖춘 회사는 코스닥에 기업공개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상장 때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커머스 기업은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 영업이익 또는 자산가치로 평가하기 힘들다”며 “티몬은 상장 시 공모가를 높이기 위해 거래액과 매출을 강조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