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접목된 경호 장비들이 눈길을 끌었다. 벡스코 전시장 안에 들어서면 경비·안내 로봇 ‘파로’가 참석자들을 맞이한다. 전시장 안내는 물론 경비 업무까지 수행한다. 자율주행이 가능한 이 로봇은 외국어 안내 기능을 갖췄다. 침입자가 발생하면 상황실 담당자에게 신고하는 역할도 맡는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경호안전통제단은 또 이번 회의에 다목적 무인경비차량인 ‘HR-셰르파’(사진)를 투입했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원격 및 자율주행 기반 차량으로, 사람을 태우지 않고서도 회의장 주변을 다니며 경비정찰 임무를 한다. 무인경비차량의 상부와 전후좌우에 카메라를 장착해 주간은 물론 야간에도 차량 주변 360도 영상을 수집, 종합상황실로 자동 전송한다. 차량 주위의 경호 요원을 인식해 자동으로 따라가거나 지정된 경로를 스스로 탐색해 순찰하는 자율주행도 가능하다.
행사장 주변 상공에는 경호용 드론이 배치됐다. 드론은 각국 정상이 이동하는 통로를 점검하는 역할과 해안선 등지의 수색을 맡는다. 일몰 후에는 열상장비를 장착해 야간수색에 나서기도 한다. 고층 건물의 옥상 등지에 침입한 저격 용의자를 찾아내는 임무도 수행한다.
1만4000여 명에 달하는 특별정상회의 등록 인원의 신원 파악 및 출입관리를 위해 AI 엔진을 활용한 최첨단 안면인식 출입관리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경호안전통제단 관계자는 “다자간 정상회의는 개최국의 첨단기술력을 드러내는 경연장”이라며 “이번에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을 폭넓게 활용했다”고 말했다.
부산=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