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 등 01X 휴대폰 번호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SK텔레콤은 2세대(2G)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 승인 신청서를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 연내 서비스를 종료하고 2021년 6월까지 2G 주파수를 정부에 반납한다는 계획이다.
01X 번호 이용자들 반발이 거세지만 2G 고객들이 불편 없이 망을 이동할 수 있도록 현재 제공 중인 서비스 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2G 서비스 종료를 위해선 서비스 종료 60일 전에 이용자들에게 알리고 과기정통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SK텔레콤은 올해 초 이를 이용자들에게 고지했다. 2G 주파수는 2021년 6월에 반납할 예정이다. 이후 2G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주파수를 다시 할당받아야 하는데 이 경우 매년 2000억원씩 전파 사용료를 내야 한다.
주파수 사용료 문제 외에도 2G 가입자 감소,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2G 단말기, 2G 장비 노후화로 인한 품질 저하 등을 고려하면 2G 서비스 종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장비 노후화 문제가 심각하다. 기지국, 중계기 등 2G 관련 장비·부품은 2010년 이후 생산이 중단돼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0여년 전 대량 구입해둔 예비부품을 쓰고 있지만 이마저도 대부분 소진돼 베트남으로 2G 부품을 구하러 가는 실정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SK텔레콤의 2G 가입회선 수는 57만4700건. 일부 이용자들은 SK텔레콤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2G 서비스 종료를 반대하고 있다. 법원은 SK텔레콤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달 30일 2G 서비스 이용자 633명이 SK텔레콤을 상대로 낸 이동전화 번호이동 청구 소송에서 기각 판결을 내렸다.
SK텔레콤은 2G 고객들의 망 이동을 위해 지난 2월부터 서비스 전환 지원 프로그램, 01X 번호 편의 서비스 등을 운영 중이다. △단말 구매 지원금 30만원 제공 및 24개월간 매월 요금 1만원 할인 △24개월간 매월 사용 요금제 70% 할인 혜택 중 택일할 수 있도록 했다.
각종 결합할인과 장기고객 혜택은 그대로 제공한다. 서비스를 해지하거나 타 통신사로 전환할 때도 4만원의 해지 지원금을 준다.
또 2021년 6월까지는 01X 번호도 유지하도록 했다. 정부가 마련한 '01X 한시적 세대간 번호이동' 제도를 활용하면 01X 번호 그대로 3G, 4G(LTE),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상대방 휴대전화에 기존 번호가 표시되는 '번호 표시 서비스'도 무료 제공한다.
SKT는 2G 서비스 종료 후 이 주파수를 LTE로 전환할 계획이다. LTE에 주파수를 늘리면 기존 트래픽보다 훨씬 많이 추가 수용할 수 있다. 현재 SKT는 '5G-LTE 결합기술'을 이용해 5G를 서비스하고 있어 LTE 망이 늘면 5G 속도도 빨라진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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