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홍남기 병력 감축 발표…젊은 층 겨냥 정책 비판도

입력 2019-11-06 11:39
수정 2019-11-06 11:58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상비병력을 2022년까지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인구 감소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일부에선 총선을 앞두고 젊은 세대를 겨냥한 선심성 정책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홍 부총리는 6일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주재한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병력 감축으로 인한)전력 구조는 첨단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말 기준 상비병력은 57만9000명이다. 인구 감소로 병역 의무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정부는 앞으로 3년 동안 병력 약 8만여명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홍 부총리는 향후 군 인력충원체계와 관련해서는 "전환복무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며 "대체복무는 중소기업 지원 등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해 필요한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말했다.

전환복무란 현역 판정 인원을 의무경찰이나 해양경찰, 의무소방 등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대체복무는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등을 일컫는다.

홍 부총리는 이어 "간부 여군 비중을 올해 6.2%에서 2022년 8.8%까지 확대하겠다"며 "부사관 임용 연령을 27세에서 29세로 상향 조정하며, 선택사항인 귀화자의 병역 의무화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맞춰 드론봇, 정찰위성, 무인항공기 등으로 군을 개편할 계획이다. 또한 예비역 평시 복무제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중·소위나 하사 등 초임 간부는 줄이고 대위나 중·상사 등 중간 간부를 확대해 군 정원구조를 피라미드 구조에서 항아리 구조로 재설계한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대령 56세, 중령 53세, 소령 45세 등으로 정해진 중간계급 간부의 계급별 복무기간 연장을 검토해 소요 인력(간부 20만명)을 충원한다.

2022년 말에는 병역법 개정을 통해 예비군 중대(약 7000명)와 마트 등 군 복지시설(약 600명)에서 근무하는 상근예비역을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하고, 해당 상근예비역은 현역병으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대로 된 검토없이 군 인력 감축 발표부터 하는 것은 안보에 적절치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국국방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군 병력 감축 계획으로 매년 2개 사단 규모인 2만5000명의 병사가 없어지고 병사들의 비(非)숙련 비율이 57%에서 67%로 높아지는 것으로 연구됐다.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계획이 진행되면 장병들의 복무기간은 육군 기준 21개월에서 18개월로 줄어든다. 군 복무 기간이 짧아지면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한 야당 인사는 "정부의 부사관 인력 충원, 여군 보충 등의 대안은 공무원 증원에 묶여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아 미봉책에 그칠 수 밖에 없다"며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발표가 괜한 오해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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