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차 납품업체인 자동차 부품업체 화진이 상장폐지의 벼랑 끝에 서 있다. 오는 12월18일 앞서 한국거래소가 부여한 1년의 개선기간이 끝난다. 개선계획 이행계획서 작성에 분주해야 될 현재, 화진은 법정관리인과 채권단·주주 사이에 분란이 일고 있다.
22일 화진의 강성주주모임인 화진주주연대에 따르면 연대는 조만간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대규모 규탄 집회 및 촛불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결정으로 대구지법이 선임한 법정관리인이 기업회생의 핵심인 인수합병(M&A)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현대차에 내장용 제품인 우드그레인을 공급하는 화진은 한때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건실한 기업이었다. 지난해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인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고, 거래소로부터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화진 주주들과 채권단, 회사 임직원과 노조 등은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기 위해 M&A를 추진했다. 거래소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개선기간 내에 이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20% 이상의 지분을 가진 건전한 투자자를 유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방안이 M&A였던 것이다. M&A 참여를 희망하는 3곳의 인수 후보들도 유치했다.
주주연대 측은 "그러나 회생절차 개시 결정으로 지정된 법정관리인으로 인해 갈 길 바쁜 화진의 모든 발이 묶여버리는 일이 발생했다"며 "법정관리인은 M&A 참여 희망업체의 면담요청을 거절하는 등 M&A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주연대는 또 "만약 M&A 지연으로 인해 화진의 상장폐지가 결정된다면 업무상 배임 혐위가 명백하므로,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고소와 더불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화진의 법정관리인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상황에 대한 오판이 있다"며 "M&A 추진 허가신청서를 이번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며, 법원과 충분히 교감해 가면서 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