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 "오픈 이노베이션이 대세다"…AI로 얼굴 인식·부동산 매물 검색까지

입력 2019-10-10 15:44
수정 2019-10-10 15:45

SK C&C의 전략은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인공지능(AI) 서비스 ‘에이브릴’도 일반에 공개했다. AI 생태계의 활성화가 목적이다. 폐쇄적인 전략을 고집해서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들의 공세에 맞설 수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이브릴은 IBM의 AI 플랫폼 ‘왓슨’의 개량형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쓰기 적합하도록 손을 본 뒤 ‘에이브릴’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 서비스는 금융, 의료, 미디어, 교육, 제조, 유통 등 AI가 필요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미지 AI의 진화

에이브릴은 기능별로 명칭이 다르다. 이미지를 분석하는 솔루션인 비전(Vision) AI엔 ‘에이든’이란 이름이 붙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영상분석 엔진과 SK C&C의 융합 보안 기술 등을 활용했다. 에이든은 얼굴 인식 서비스(FRS: face recognition solution)로 유명하다. 폐쇄회로TV(CCTV)의 활용도를 높여준다. 대용량 데이터 검색이 가능해 사람 숫자에 관계없이 얼굴을 인식할 수 있다. 웹 기반으로 작동해 별도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도 없다.

에이든 얼굴인식 서비스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사진 이미지 파일만 입력하면 CCTV를 통해 해당 인물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미아 찾기 등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관제 요원이 모든 CCTV 영상 녹화 파일을 일일이 살필 이유가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인식도는 사람 눈보다 한 수 위다. 사진 속 얼굴을 3차원(3D) 모델로 바꿔 다양한 각도의 얼굴을 가상으로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CCTV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등 얼굴 정면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찾고자 하는 인물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보안을 중시하는 기업들도 이 서비스를 자주 활용한다. 얼굴을 통해 출입자를 관리할 수 있어서다. 등록되지 않은 사람이 회사에 들어서면 곧바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이 인물이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추적한다. 마케팅에도 쓸 수 있다. 단골 손님이 매장이나 식당을 찾으면 평소 즐겨 찾는 상품이나 메뉴 등을 추천할 수 있다. 금융 부문에서도 응용 가능하다. 얼굴 인증을 통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서비스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부동산 분야에도 AI 접목

부동산 부문에서 활용하는 AI의 이름은 ‘에이브릴 랜드’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다방’ 운영사 스테이션3, 법무법인 한결 등이 SK C&C와 함께 이 솔루션을 개발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을 토대로 매물의 권리관계를 자동으로 분석해준다. 소비자들이 매물의 거래 안전등급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매물의 거래 안전등급은 안전, 양호, 안전장치 필요 등 세 단계로 구분된다. 근저당권이나 전세권, 임차권 등이 설정되지 않으면 ‘안전’ 등급으로 분류된다. 이런 매물을 고르면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어요’라는 메시지가 뜬다. 매물에 전세권이나 임차권, 근저당권 등이 하나 이상 설정되면 ‘양호’로 등급이 내려간다. ‘아래 사항을 확인한다면 괜찮아요’라는 문구와 함께 거래 전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제시한다. 세밀한 권리관계 확인이 필요한 매물은 ‘안전장치 필요’ 등급에 해당한다. 이 경우 ‘중개사와 상담해 신중하게 거래하세요’라는 문구를 노출하고 있다.

SK C&C와 다방은 거래 금액이 큰 서울과 경기, 부산 지역 아파트와 오피스텔 매물에 부동산 AI 분석 서비스를 우선 적용한다. 향후 서비스 적용 범위를 다세대 및 다가구 주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방 이용자들은 누구나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