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기술과 관련한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대규모 일괄 채용에 연공서열 시스템이 깊이 뿌리 내린 일본 채용 문화가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2019년 종합직(핵심 업무 담당직원) 채용 인원의 30%가량을 경력직(중도채용)으로 선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는 경력직 채용 비율이 10%에 불과했다. 올해 경력직 채용은 인공지능(AI)과 화상인식 등 정보기술(IT) 전문인력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자동차는 기술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으로 전체 신규 채용에서 경력직이 차지하는 비율을 50%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력직 채용자의 경우 입사 첫해부터 연봉 1000만엔(약 1억1219만원) 이상을 지급하는 성과주의 연봉 체계도 적용할 계획이다.
혼다도 올해 전체 종합직 채용 인원의 40%에 달하는 660여 명을 경력직으로 충원하기로 했다. 매년 100~200명가량의 경력직을 채용해 왔지만 올해는 채용 규모를 660명 수준까지 늘리기로 했다. 혼다도 IT분야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경력직을 채용하고 급여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대기업들은 대졸 신입사원을 일괄 채용하는 인력 충원 구조를 수십 년간 유지해왔다. 사실상 종신 고용을 전제로 인력을 뽑아 연공서열제에 따른 획일적 대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인구 감소와 노년층 근로자 증가,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등으로 전통적인 고용·임금 시스템은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특히 핵심 기술 전문인력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IT분야 인력을 중심으로 경력직 채용이 확산되는 추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에 대처하기 위해 주요 자동차업체들 간 전문인력 확보전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자동차업계가 경력직 채용을 주도하는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