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기술수출 대박 비결은 '주얼리'

입력 2019-09-30 16:50
수정 2019-10-01 09:29
JW중외제약이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 해외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아토피 치료제에 이어 최근 통풍 치료제를 중국에 기술수출했다. 차별화한 연구개발(R&D)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한 번의 성공이 불러온 행운

국내 제약업계의 기술수출은 한미약품, 유한양행, 동아ST 등이 주도했다. 한 번 대형 기술수출을 이뤄낸 이후부터 줄줄이 계약을 성사시켰다. JW중외제약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연매출 기준 국내 10위 제약사인 JW중외제약은 창립 이후 73년 동안 한 번도 기술수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아토피 치료제로 ‘대박’을 터뜨렸다. 세계 피부질환 치료제 1위 기업인 덴마크 레오파마에 아토피 신약후보물질인 ‘JW1601’을 4억200만달러(약 4800억원)에 넘겼다. 1년여 뒤인 지난 27일에는 중국 심시어 파마슈티컬그룹 계열사에 통풍 치료제 ‘URC102’를 수출했다.

JW중외제약은 레오파마와의 계약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URC102의 계약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은 올초부터다. JW중외제약은 2017년 11월 미국 류머티즘학회(ACR)에서 URC102의 임상 1상과 2a상 결과를 공개하고 파트너를 물색해왔다. 지난해 1월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1년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아토피 치료제의 기술수출이 성사되면서 JW중외제약은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 개발 능력을 인정받았다. 다른 파이프라인까지 주목받기 시작했다. 중국 제약회사 여러 곳에서 URC102에 관심을 보였다. JW중외제약은 통풍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로 한 심시어를 택했다. 계약 규모는 7000만달러(약 840억원)다. 이태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신약 기술수출 규모는 통상 세계 개발, 판매 권리 이전 계약의 10% 내외”라며 “글로벌 기술수출 규모는 1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창적 신약 개발 기술이 비결

JW중외제약은 잇단 기술수출의 비결로 그동안 축적한 독창적인 신약 개발 기술을 꼽는다. 기술수출한 물질은 모두 외부에서 도입한 게 아니라 자체 개발한 것이다. 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는 생체 현상을 조절할 수 있는 단백질 구조를 모방한 2만5000여 종의 화합물 라이브러리인 ‘주얼리(JWELRY)’를 보유하고 있다. Wnt 신호전달경로에 작용하는 화합물을 선별하는 ‘고속스크리닝(HTS)’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Wnt 신호전달경로를 억제 또는 활성화하는 저분자 화학물질을 발굴해 항암제와 면역질환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탈모, 치매 등 재생의학 분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JW중외제약 자회사 C&C신약연구소는 빅데이터 플랫폼인 ‘클로버(CLOVER)’를 구축했다. 직접 실험하지 않고 질환 특성에 맞는 신약 후보물질을 골라내는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항암제, 면역질환치료제, 줄기세포치료제 등 다양한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클로버는 다양한 암환자 세포주를 이용한 약물 스크리닝과 약물 설계 프로그램 등이 데이터베이스화돼 있다. 이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약물의 상업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현재까지 9종의 물질을 찾았다.

JW중외제약은 기술수출과 같은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상업화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표적항암제 ‘CWP291’과 표적탈모치료제 ‘CWL08061’을 비롯해 JW크레아젠에서 개발 중인 수지상세포 치료제 등의 기술수출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