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27일(05: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발행에 나선 포스코케미칼과 SK어드밴스드가 나란히 흥행에 성공했다. 두 회사 모두 모집액을 훌쩍 뛰어넘는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이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73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1200억원과 800억원씩 모집한 3년물과 5년물에 각각 4300억원, 30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모였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안정적인 실적을 눈여겨 본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의향을 보였다. 포스코케미칼은 2016년부터 연간 1조원대 매출과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7252억원, 영업이익은 387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포스코에 제강 공정의 필수재료인 내화물과 생석회를 납품하고, 제철소 고로자재 시공정비 등의 용역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 포스코ESM과 합병하면서 포스코그룹의 주요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히는 2차전지 소재사업도 전담하고 있다.
재무구조도 탄탄하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6월 말 총 차입금(505억원)이 올 상반기 상각전영업이익(659억원)보다도 적다. 갚아야할 빚보다 많은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를 반영해 이 회사 신용등급을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네 번째로 높은 ‘AA-’(안정적)로 매기고 있다.
자체 신용으로 첫 공모채권 발행에 도전한 SK어드밴스드도 같은 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다섯 배가 넘는 매수주문을 받았다. 800억원 규모로 발행을 계획한 3년물에 4500억원이 몰렸다. 이 회사는 이전까진 모회사인 SK가스의 지급보증을 받고 회사채를 발행했다. 해당 보증채권 신용등급은 SK가스와 같은 ‘AA-’(안정적)로 SK어드밴스드(A)보다 두 단계 높다.
출범 이후 실적 개선을 통해 꾸준히 재무적 부담을 줄인 것이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SK어드밴스드는 2014년 SK가스가 PDH(LPG로 만든 프로필렌)사업을 물적분할해 세웠다. 2015년 61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이 회사는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지속적으로 이익 규모를 늘렸다. 지난해 991억원, 올해 상반기엔 2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가스로부터 핵심 원재료인 LPG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으면서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벌어들인 현금으로 빚을 갚아가면서 2015년 말 5033억원이던 순차입금(총 차입금-현금성 자산)은 올해 6월 말 2065억원까지 감소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