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친환경차~하이브리드·전기차 판 커진다

입력 2019-09-24 17:16
수정 2019-09-24 17:17

한국 자동차 시장에 친환경차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새로운 친환경차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보조금 지급, 충전 인프라 확대 등 정부도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 나서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카(HEV),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6만2807대 팔았다. 작년 동기(4만9631대)보다 26.5% 증가한 규모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105만8112대)의 5.9%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진 않지만 업계는 친환경차 시장의 빠른 성장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 시장 ‘주목’

친환경차 가운데 하이브리드카 시장이 특히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두 가지 이상의 구동장치를 가진 자동차를 의미한다. 주로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장착한 차를 가리킨다. 휘발유를 주 연료로 사용하면서 전기모터를 보조적으로 활용해 연비를 높이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순수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등으로 넘어가기 위한 과도기 단계의 친환경차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이브리드카의 인기는 낮아질 기미가 없다. 오히려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만 대 넘게 팔릴 기세다. 지난 1~7월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5만716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늘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이 9만3094대인데 올해는 충분히 10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며 “하이브리드카 판매 증가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인기 있는 하이브리드카는 현대자동차 그랜저 하이브리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연비는 L당 16.2㎞에 달한다. 준대형 차임에도 경차급 연비에 버금간다는 평가다. 기아자동차의 니로 하이브리드도 인기 모델 중 하나다. 연비는 L당 19.5㎞로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가장 높다. 기아차의 K7 하이브리드도 꾸준히 팔리는 모델로 꼽힌다.

내년에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형 SUV인 싼타페와 쏘렌토도 하이브리드카 경쟁에 뛰어든다. 르노삼성자동차 등 다른 완성차 브랜드도 내년 이후에는 하이브리드카 라인업을 추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입차 업체들도 한국의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통적으로 수입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도요타, 렉서스,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의 독무대였다. 렉서스 ES300h,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인기 모델이다. 다만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펼쳐지면서 일본차 판매량이 주춤하고 있다.


한국 상륙하는 수입 전기차

유럽, 미국 등 해외에서는 수입 중대형·고급 전기 승용차가 대거 몰려올 예정이다. 우선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안에 EQC 브랜드의 첫 순수 전기차인 더 뉴 EQC를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다. 더 뉴 EQC는 SUV로 한 번 충전으로 약 400㎞를 달릴 수 있다. 자동차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테슬라는 지난달 전기차 모델3를 시장에 내놓아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내년에는 포르쉐, 아우디도 국내 시장에 전기차를 내놓는다. 포르쉐는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을 선보일 계획이다. 타이칸은 최고 출력 600마력의 강력한 동력 성능을 갖췄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제로백’은 3.5초에 불과하다. 배터리를 완충했을 때의 최대 주행거리는 500㎞에 달한다.

아우디는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e-트론을 등판시킨다. 2025년까지 총 20종 이상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인 아우디의 첫 번째 작품이다. 355마력의 힘을 갖춘 SUV 모델이다. 제로백은 6.6초이며 4륜 구동 시스템을 갖췄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비해 국내 전기차 보급 속도는 더딘 편이지만 앞으로 꾸준하고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이 수입차 업체들에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