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19일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과 관련해 "시민의 목소리를 더 치열하게 담아 새로운 광화문광장을 완성하겠다"며 "사업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이 사실상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시청 브리핑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시민 소통과 공감의 결과에 전적으로 따르겠다"며 "이에 따라 사업 시기와 범위, 완료 시점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현재 설계안을 시민, 관계부처와 함께 다시 들여다본 뒤 최종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지구단위 도시계획변경 등 관련 행정절차도 보류하기로 했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설계안(작업)을 중단하고 기존 설계안을 포함해 모든 것을 시민들과 더 많이 숙의하고 새로운 안을 만들겠다"며 "광화문광장 시민위원회도 더 많이 늘리고 시민단체도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논의 구조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총 140억원(서울시 669억원, 문화재청 371억원)을 들여 기존 왕복 10차로를 6차로로 줄여 광장 면적을 현재의 3.7배로 넓히면서 경복궁 전면에 월대(궁중 의식에 쓰이던 단)를 복원하고, '역사광장'과 '시민광장'을 새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2021년 5월 완공을 목표로 10∼11월께 월대 복원을 위한 기초 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박 시장,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만나 차질 없는 사업 추진을 당부했다.
박 시장은 "시민과 소통과 교통 불편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는 대통령의 당부 말씀이 있었다. 관계 부처와 협력이 중요하다고도 했다"며 "그래서 정부와 서울시가 논의 기구를 만들어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올해 1월 발표한 설계안에 정부서울청사 일부 건물을 철거하고 부지를 수용해 우회도로를 만드는 내용이 포함돼 행정안전부와 갈등이 불거졌다. 당시 김부겸 장관이 "절대 받아들 수 없다"고 반대의사를 밝히자, 박 시장이 "세상에 절대 안되는 일이 어딨겠는가"라고 말하며 충돌했다.
이후 진 장관이 지난 5월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두 달 뒤 기자간담회에서 "논의는 많이 했는데 합의된 것은 없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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