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조국 장관, 민정수석 시절 피의 사실 공표에 입도 뻥긋 않더니"

입력 2019-09-17 10:09
수정 2019-09-17 10:11


조국 법무부 장관이 가족펀드와 딸 표창장 등 갖은 의혹에 휘말린 가운데 법무부가 형사사건 공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훈령을 제정하려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17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조 장관이 공보준칙 훈령 개정을 강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 훈령의 첫 대상자는 조 장관 부인이다. 정경심 훈령인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조 장관은 민정수석 시절 적폐수사 지휘하면서 피의사실 공표 문제 불거져도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면서 "그래놓고 자기 가족이 수사 받게 되자 인권 운운하며 제일 먼저 훈령개정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도 불과 며칠 전 공보준칙 개정을 오비이락이라고 답변했다. 그런데도 조장관이 임명되자마자 훈령 개정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다"라며 "특히 조장관은 어제 자기 일가 수사하는 검사들에게 '헌법정신과 법령을 어기지 않는 한 인사 불이익은 없다'고 했다. 정경심 훈령 만들어 놓고 검찰이 이걸 지키지 않으면 인사 불이익 주겠다는 노골적인 협박이다"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와 시민사회는 큰 틀에서 대원칙에 동의하면서도 하필이면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소환이 임박한 시점에서 이같은 문제제기에 비판을 가하고 있다.

아울러 공직자의 피의사실이 차단되는 것이 시민의 알권리 침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조 장관의 '가족펀드 의혹' 핵심 인물인 5촌 조카는 16일 검찰에 구속됐다.

5촌 조카는 정 교수와 두 자녀 등 일가가 14억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인물이다.

검찰이 지난달 말 조 장관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한 이래 첫 구속자가 나오면서 조 장관의 부인 정 교수를 직접 겨냥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