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DLS 손실 나면 배상받을 수 있나…'불완전 판매' 확인 땐 일부 돌려받을 수도

입력 2019-09-03 16:18
수정 2019-09-03 16:19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홍콩 시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글로벌 경기를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해외 선진국 주가 혹은 원유·금리 등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들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의 원금 손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들 상품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용어 등을 정리해봤다. 혹시라도 불완전판매로 의심되는 경우 어떤 절차를 거칠 수 있는지, 보상 및 배상받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도 짚었다.

▶DLS·ELS란

기초자산이 투자 기간에 미리 정해진 조건을 충족할 경우 투자자에게 연 5~10%의 수익을 제공하는 파생금융상품이다. 조건 충족에 실패하면 큰 폭의 손실을 보게 된다. 기초자산이 홍콩H 등 주요국 증시 지수면 ELS, 원유를 포함한 실물자산과 금리 등이면 DLS로 불린다.

▶녹인·녹아웃 배리어

녹인 배리어는 ELS·DLS에서 원금손실이 일어날 수 있는 주가 수준을 말한다. 벽을 의미하는 배리어가 원금손실의 기준점이 되는 셈이다. ELS·DLS 기초 자산가격이 녹인 배리어 밑으로 하락하고 만기까지 상환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만기 지수하락률만큼 ELS·DLS의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다만 녹인 배리어를 찍었더라도 만기까지 상환조건을 만족하면 원금과 수익을 받을 수 있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인 녹아웃 배리어는 수익률이 확정돼 조기 상환이 가능해지는 주가 수준을 의미한다.

▶불완전판매란

금융 관련 법규상의 공식적인 용어는 아니지만 금융권에서 통용되고 있다.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에게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중요 사항들을 누락했거나 허위·과장 설명한 경우를 가리킨다. 소비자들이 금융상품을 잘못 이해하도록 해 상품 가입을 유도했다는 뜻이다. 금융회사의 이익을 위해 무리하게 금융상품 구매나 투자를 권유하거나 해당 금융상품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 즉 고객이 부담하게 되는 비용 및 위험요인과 같은 필수사항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완전판매 의심될 땐 어떻게

먼저 해당 금융회사에 민원을 넣어볼 수 있다. 금융회사마다 금융소비자보호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다. 이곳에 상황을 설명하고 보상 및 배상 가능성을 따져볼 수 있다. 금융회사에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금융감독원에 도움을 청하는 방법이 있다.

신청인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신청내용 등을 기재해 금감원 우편 또는 팩스, 홈페이지 등에서 신청할 수 있다. 금감원은 신청서가 접수되면 당사자의 진술과 해당 금융회사에 대한 사실 조사를 거쳐 당사자 간의 합의권고 등을 통해 금융분쟁을 해결한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해서 처리한다. 분쟁조정위원회는 금융소비자가 방대한 조직과 전문성을 갖춘 금융회사와 대등한 지위에서 분쟁을 해결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분쟁조정위원회 결과는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금융회사에는 사실상 큰 압박이 될 수 있다.

▶배상비율 어느 수준까지 가능할까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상품 판매의 적정성과 적합성, 부당권유 등 주요 기준에서 금융회사의 잘못이 명백할 경우 60%까지 책임을 부과해왔다. 2014년 동양그룹 기업어음(CP) 사건 때는 투자 경험이 전무한 노년층에 업체 책임을 10%포인트 더 높여 최대 70%까지 인정하기도 했다. 2018년 KT ENS 신탁상품 불완전판매에 관한 분쟁조정 당시에도 고령자에게는 금융회사 책임을 5%포인트 가산했다.

▶고위험상품 투자이력 있으면 불리

과거 파생금융상품에 가입한 이력이 있는 투자자는 불리할 수도 있다. 2013~2014년 증권사가 많이 판매한 원유 DLS가 대표적 사례다. 당시 영업 현장에선 “고유가 시대에 안전한 상품”이라고 홍보했으나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원금의 70~100%를 잃은 투자자가 속출했다.

투자자들은 법원에 손해배상소송 등을 냈지만 대부분 패소했다. 1심 법원은 “원고가 투자정보확인서에 ‘성장형’ ‘성장추구형’ 등 위험성 있는 투자 성향을 자필로 기재해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원고 상당수가 ELS, 주식 등 투자 경험이 다양한 점도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