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돈’을 고민하다, 67회차 중 60회차 출연한 원맨쇼 (종합)

입력 2019-03-06 17:53
수정 2019-03-06 19:48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충무로가 돈을 소재로 다룬다.영화 ‘돈(감독 박누리)’의 언론시사회가 3월6일 오후 서울시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박누리 감독,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이 참석했다.‘돈’은 부자가 되는 꿈을 가지고 여의도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가 여의도 최고의 작전 설계자를 만난 후 돈의 유혹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스프레드’ ‘프로그램 매매’ 등 각종 금융 용어가 스크린을 스쳐 지나간다.영화 ‘부당거래’ ‘베를린’ ‘남자가 사랑할 때’ 조감독으로 그간 경력을 쌓아온 박누리 감독은, “원작 책은 주식이나 작전 등에 대해 활자로 설명이 잘 돼 있다. 하지만 영화는 정해진 시간 안에 영상 언어나 대사로 전달해야 하는 분야”라고 운을 뗐다.이어 “공부나 취재를 많이 한 것이 사실”이라며, “주식을 알지 못하는 분이 봐도 쉽고 재밌게 볼 수 있도록 기존에 공부한 것을 버리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최소한의 설명으로 최대한의 이해를 만드는 게 숙제였다”며, “과감히 설명을 배제하고 영화적 긴장감이나 재미를 증폭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연출 주안점을 알렸다.결말도 책과 다르다. 지난 2013년 출간된 동명의 원작이 소위 ‘열린 결말’로 끝을 맺었다면, 영화 ‘돈’은 권선징악에 초점을 맞춘다. 박누리 감독은 “원작은 주인공 (조)일현이 번 돈을 가지고 잘 살게 되는 내용으로 끝난다”며, “‘권선징악이어야 한다’는 의도보다, 평범히 자기 삶을 열심히 살아온 친구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많이 성장하고 변화했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본연의 본성이 남아 있는 쪽으로 돌아오길 바랐다”고 설명했다.감독은 “마지막에 일현이 자신의 얼굴을 돌아봤을 때 힘든 과정을 겪으며 성장한 것이 느껴질 수 있으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에 지금처럼 각색했다”고 덧붙였다. 류준열이 그 일련의 사건을 겪는 조일현을 연기했다. 코스피 전 종목을 외워가며 부자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여의도 증권가에 입성한 조일현은, 최고의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난 후 돈이 가져다준 달콤함을 맛보기 시작한다.류준열은 “계속 ‘돈이란 무엇인가?’를 많이 고민했다”며, “현찰을 쓰는 편이 아닌데, 현찰을 따로 뽑아와서 책상에 가만히 놓고 오랫동안 들여다봤다”고몰입을 위한그의 노력을 알렸다.이어 “어느 순간 ‘돈이라는 것은 만물 물상 중 정말 어렵고, 개개인마다 다 같은 생각 혹은 다 다른 생각으로 대하는 독특한 무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게 영화에 표현되길 바랐다”고 정의하기 힘든 돈의 속성이 ‘돈’에 담겼음을 전했다.류준열은 “돈에 대한 여러 깨달음을 얻을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고감사한 뒤, “‘돈에 휘둘리기보다 내가 돈을 들고 휘둘렀으면 좋겠다’ ‘돈의 방향에 끌리지 않고 인간 류준열로서 돈을 컨트롤 하고 싶다’ 등을 느꼈는데, 그런 것을 관객 분들과 공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인물을 준비했다”고 배우의 주관이 대중과 공명하길 소원했다. 유지태는 베일에 싸인 설계자 번호표를 표현했다. 그는 클릭 몇 번으로 일확천금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유혹 속으로 조일현을 끌어들이는 자. 특히 번호표는 원작에서도 영화에서도 감정을 쉽사리 드러내지 않는 냉혈한으로 표현돼 그 자체로 극의 긴장감을 한껏 고조시킨다. 배우로서 인물에 변화를 주고 싶진 않았을까.유지태는 “연기자들은 감정을 표출해야 뭔가 연기를 했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며, “근데 나는 절제 연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그 감정이 제작진이 원하는 결인지 많이 생각하는 편”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배우와 감독 사이는 부부 관계와 같다. 감독님의 그림을 최대한 잘 그려내기 위해 내 감정과 욕심을 최대한 배제한다”고 답을 전했다. 조우진이 금융감독원 수석 검사 한지철을 그려냈다. 한지철은 여의도 구린내 나는 놈들을 쫓는, 일명 ‘사냥개’로 불리는 인물. 번호표의 실체를 캐내기 위해 추적해오던 한지철은 신입 브로커 조일현에게서 수상한 냄새를 맡고 그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한다.마지막 인사에서 조우진은 “돈을 좇아야 하는 것인지 쫓겨야 하는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돈의 흐름과 액수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류준열 씨의 호흡? 안면 근육 변화? 등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영화적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총 67회차 촬영 중 60회차에 출연한 후배의 선전을 관전 요소로 꼽았다. “‘돈’이라는 영화가 걸린 영화관으로 봄 소풍 오시길 바란다”고 조우진이 소원한, 영화 ‘돈’은 3월20일 개봉.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