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서비스센터 북적북적, 직영 센터 구축 고려해야
"서비스 예약 대기일을 기존 평균 2.7일에서 2.5일 수준으로 낮췄다. 유럽에서는 대기일이 평균 5일이면 만족도가 높은 수준이지만 자체 조사 결과 국내 수입 업체 중에선 유일하게 벤츠가 대기 기간이 평균 5일 이하에 해당한다"
지난 1월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벤츠코리아가 강조한 내용이다. 지난해 벤츠의 서비스 출고 대수는 58만대로 전년 대비 24% 늘었으며, 서비스 센터도 7곳을 추가해 1,000개 이상의 워크베이를 확보했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선 여전히 서비스 네트워크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른바 판매 대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벤츠 보유 소비자도 적지 않아서다.
10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GLE 쿠페를 구입한 A 씨는 출고 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오류로 A/S를 받았다. 점검을 위해 센터 입고를 문의했지만 돌아온 회신은 2주일을 기다려야 한다는 답이었다. 다른 센터도 알아봤지만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제품을 판매한 영업직의 도움으로 A/S센터를 알아본 뒤 겨우 차를 입고 시킬 수 있었다.
이 같은 서비스 입고 지연은 실제 여러 현장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비스 네트워크가 가장 많은 서울의 경우에도 평균 1주일을 넘기는 것은 물론 2주일 이상 기다리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심지어 서울 이외 지역에서는 50일을 대기했다는 사례도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이유는 무엇보다 판매 대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그에 반해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은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벤츠의 한 대형 판매사 관계자는 "늘어나는 판매에 비해 서비스 네트워크는 부지 선정과 허가 문제 등으로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소비자 불만 해소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실제 서비스 네트워크 부족 현상과 달리 벤츠의 국내 판매 증가는 폭발적이다. 지난해 6만8,861대로 전년 대비 22.2% 성장, 역대 최고 실적으로 2년 연속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성장세가 더 높아 1~4월 판매만 2만8,982대로 한국지엠(2만5,298대), 르노삼성(2만6,458)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 중이다. 쌍용차(3만2,112대)와 격차도 크지 않아 올해 국내 전체 승용 시장에서 현대기아 다음으로 3위에 벤츠 이름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서비스 입고에 시간이다소 걸리는 경우가 있는 반면 당일에 입고가 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다"며 "보다 나은 서비스 개선을 위해 현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더 나은 서비스 대책 마련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벤츠코리아 역시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내부적으로 노력 중에 있다. 현재 55개의 서비스네트워크에 이어 올해 5곳을 추가하고 A/S 인력 양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당장의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서비스센터 증가 속도가 벤츠의 폭발적인 판매 대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해서다. 게다가 혐오 시설로 인식되는 서비스센터의 부지 확보도 서울 내에서는 쉽지 않다는 게 수입차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산차와 마찬가지로 벤츠가 직영 서비스센터를 함께 운영하는 것을 본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와 같이 판매사에게 서비스 부문을 모두 전담 시키는 것은한계에 봉착했다는 얘기다.박재용 자동차미래연구소장은 "벤츠를 포함해 수입차 점유율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현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 속도는 물리적인 한계가 분명하다"며"벤츠의 경우 직영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는방안도 판매 규모와 매출을볼 때 큰 무리는 아닐 것"이라고말했다.
김성윤 기자 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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