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아우디폭스바겐, '신속' 대신 '신중'

입력 2018-02-22 09:48
-신속한 판매보다 완벽한 시스템 구축에 집중

1년6개월의 공백을 깨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복귀를 신고했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새 해의 두 달이 지나는 중이지만 적극적인 판매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수입차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을 기대했던 시장의 예측이 빗나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신형 R8 출시로 먼저 복귀를 선언한 아우디는 이후 구체적인 신차 계획을 알리지 않고 있다. 평택항 재고를 해소하기 전까지 2018년형 신차 도입을 알리는 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물량을 할인 판매한 가운데 나머지 물량 역시 공식화 하지 않았지만 판매사 내부 소진 등으로 조금씩 줄여가는 모양새다.



폭스바겐의 경우 이달 초 파사트 GT를 출시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당초 알려진 시장의 최대 관심작이었던 아테온과 티구안이 아니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판매 시스템을 선보이겠다던 야심찬 계획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여기에 출시된 지 3년이 지난 시점에 소개된 파사트 GT의 시장의 관심은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아테온과 티구안이 상반기로 예정돼 있어 기대되지만 본격적으로 소비자에게 인도되기까지는 하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입차 시장을 뒤흔들 것 같았던 올해 '아우디폭스바겐 효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하반기 본격적인 판매와 출고가 시작돼도 수입차 시스템 특성 상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동안 아우디폭스바겐의 빈자리를 대신했던 경쟁 브랜드도 지난 1월 판매에서 건재함을 과시한 데다 강력한 신차를 예고했다.

물론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측은 판매를 위한 대부분의준비를 마친 상태지만 신속한 신차 런칭과 판매 대신, 여전히 신중한 입장으로 인증 등의 과정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있다. 전례가 없었던 사안의 재발 방지를 위해 조직의 인적 쇄신을 단행한 만큼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결벽이생긴셈이다.

서두르지 않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이 같은 신중함의 밑바탕에는 물론 제품 경쟁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그간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최다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회사의 과오와 제품 경쟁력을 철저히 분리해서 판단한 글로벌 시장의 객관적인 지표라는 얘기다.

때문에 아우디폭스바겐의 복귀 영향력은 당장의 신차 런칭과 판매 대수로만 판단할 게 아닐 것 같다. 쇄신을 거친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과 여기에 검증된 제품력이 더해진다면 그 때전례 없던파급력을발휘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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