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혼다 "이동은 사람만 하는 게 아니다"

입력 2018-01-12 13:17
수정 2018-01-21 22:03
-2018 CES에서 드러낸 혼다의 미래 전략

흔히 이동성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개념이 탑승객 또는 운전자다. 그래서 현재 진행하는 모든 자동차의 미래 기술은 운전자의 역할 감소에 집중하고있다. 운전자를 단순한 탑승자로 만들기 위해 연결과 전기화, 인공지능에 매진한다. 그리고 운전자가 완벽하게 탑승자로 변한다는 전제 하에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공유사업자들이 속속진입하고 있다. 여전히 제조는 자동차회사의 몫이지만 제조물을 활용한 서비스 사업은 다양하게 진화하는 중이다.



그런데 모빌리티를 정의할 때 반드시 '사람'을 넣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동이 필요할 때 사람만 전제하는 건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운전자없이 사물을 이동시키는 것도 이동성에 포함한다. 그리고 이 때 스스로 이동하는 수단은 말 그대로 '로봇'이다. 자동차회사가 자꾸 '로봇'에 집착하는 것도 결국은 같은 맥락인 셈이다.

로봇에 집중하는 자동차기업으로는 혼다가 대표적이다. '아시모'로 잘 알려진 로봇에 대한 혼다의 집념은 결국 자동차를 로봇의 작은 개념으로 출발한 프로젝트다. 아시모가 완벽히 지형지물을 파악, 사람에 근접하는 이동 수준에 도달하면 그 자체가 자동차에 있어선 자율주행이나 다름없어서다.

혼다가 로봇에 매진하는 데는 자율주행을 뛰어넘는 전략이 숨어 있다. 바로 인간을 보조하는 역할을 만드는 일이다. 이동수단 또한 로봇의 개념으로 본다면 사람과 사물의 이동을 로봇이 완벽하게 수행할 때 바퀴만 달면 그 게 곧 인공지능 자율주행차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로봇이나 AI 자동차나 형태만 다를 뿐 기본원리는 같다는 얘기다.



혼다의 이 같은 기업 철학은 2018 CES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3E 로보틱스 컨셉트를 전시하며 자동차회사가 아닌 로봇기업임을 강조한 것. 그리고 이들 로보틱스의 기본 이동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사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굳이 사람을 태우고 멀리 이동하는 것만이 이동성이 아니라 사람이 누군가에게 물건을 전달할 필요가 있을 때 이를 대신하는 것도 이동성의 범주 안에 포함했다.

대표적인 사무실 내 이동수단이 3E-C18 컨셉트다. 다기능 화물공간을 갖춘 소형 전동 모빌리티로, 인공지능을 통해 개인 또는 사업자의 활동을 보조한다. 이와 함께 3E-D18은 일상생활 및 레저활동, 재난구조, 건설, 농업 등 다양한 작업이 가능한 AI 자율주행 오프로드 전기 이동수단이다. 앞선 두 이동수단이 사물 이동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사람과 대화하고 공감이 가능한 3E-A14 로봇 컨셉트는 사람을 위해 등장했고, 3E-B18 컨셉트는 의자 형태의 실내외 이동수단이다.

이런 이동수단을 혼다는 '모빌리티 로봇'으로 접근한다. 움직이는 로봇이라도 이동이 가능해야 한다는 의미다. 땅과 밀착해 이동하는 수단이 바퀴이든, 발이든 관계없이 이동을 전제로 한다면 접근의 기본은 '로봇'이다. 이런 이유로 혼다가 꿈꾸는 미래는 '로봇 이동수단'이다. 나아가 마치 영화에나 등장하는 변신로봇을 꿈꾸면서 말이다.

혼다가 이번에 선보인 박스 형태의 3E-C18 컨셉트는 실제 변신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할 계획이라는 얘기도들었다. 물론 초기는 너비와 높이를 바꾸는 시도 정도가 되겠지만 현재의 기술 진화 속도 그리고 혼다의 로봇에 대한 집념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이들이 꿈꾸는 미래 이동 세상은빨리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라스베이거스=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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